본래 제작사마다 돌아가며 격년으로 게임을 출시했지만 이번엔 특이하게도 슬레지해머 게임즈가 모던 워페어 시리즈를 이어받았고 전작 모던 워페어 II를 개발한 인피니티 워드는 캠페인 보조개발로 참여하였습니다. 출시일은 11월 10일이지만 캠페인은 11월 3일부터 선행 플레이가 가능해서 오픈 당일 플레이 후 엔딩을 봤습니다.
러시아의 용병조직 코니 그룹이 자신들의 수장 블라디미르 마카로프를 굴라그에서 구출하고 러시아 국적 항공기 테러와 러시아 군사기지에 화학무기가 탑재된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이를 우르즈크스탄 해방전선과 미국의 소행으로 덮어 씌우려하는 음모를 프라이스 대위와 태스크 포스 141 오퍼레이터들이 막는 내용입니다. 전작의 스토리가 각본을 한번 엎고 다시 만들어서 억지 그 자체였는데 이번작의 캠페인은 전작의 스토리를 어떻게든 수습하려 함으로서 스토리적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낫지만 절대 잘 만들었다곤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본래 전작의 확장팩으로 기획되었지만 어떤 사정으로 인해 신작이 되었고 개발 기간이 촉박하여 레벨 디자인은 엉터리 그 자체입니다.
따로 트레일러를 낼 정도로 광고하던 개방형 임무의 경우 본래 목적은 유저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잠입을 하거나 전면 전투를 하는 자유도를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제대로 된 자유를 누릴 수 없고 기존의 일직선형 임무와 별 다를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잠입을 하고 싶어도 무소음 무기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적 AI의 지능이 플레이어를 너무 빨리 발견하거나 옆에서 뭐가 일어나는지도 모르거나 극단적으로 들쑥날쑥이라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플레이타임을 늘리려고 체감 난이도를 올려놨는데 레벨 디자인이 허술해서 전체 플레이타임은 4시간 정도면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캠페인이 많은 비판을 받았던 고스트, 뱅가드도 이 정도는 아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이 모든게 슬레지해머 게임즈와 인피니티 워드의 개발진들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확장팩을 억지로 신작으로 바꾼 유통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돈 욕심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제 학창시절을 즐겁게 해줬던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어쩌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돈 뽑아내는 돈줄로 전락했는지 비통한 심정입니다. 특히나 이 게임은 시리즈의 20주년 기념작이라 더욱 참담합니다. 멀티플레이의 경우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모던 워페어 II를 애초에 그렇게 뜯어 고쳤으면 될 것을 굳이 8만원이나 받을 신작으로 냈어야 했냐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