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겠지만 영화에 CG여야만 하는 장면이 상당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거나 튀는 느낌이 거의 없이 몰입도가 높아요

물론 CG특유의 회화스러움이나 고퀄 게임영상같은 느낌이 없는 건 아닌데

관람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전작의 결말이 한 캐릭터 서사의 온전한 완성이라

이후의 속편이 어떻게 나오려나 궁금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시작은 '시저'의 장례식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후 수 세대가 지난 (적어도 한 세기 이상) 시점으로 건너뛰어

시저의 존재가 '과거'를 넘어 '전설'의 영역에 이른 상황을 보여주며 전개됩니다.

 

이야기가 상당히 공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세대인 캐릭터 '노아'를 중심으로 신화적 구성을 보여주는데요

이전 3부작의 시저가 성서적 서사를 지녔다면

노아는 보다 원형적 신화에 닿아 있습니다.

때문에 순간순간 평범하거나 오글거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

원형적 이야기는 그만큼 익숙하고 익숙한 캐릭터의 묘사는 때로 오글거리니까요.

 

다만, 신화적 공식을 정공법으로 풀어내다보니 전체적으로는 

굳이 이 세계관으로 유인원 캐릭터를 통해 풀어가야 하는 이야기인가? 싶긴 합니다.

특히 다양한 유인원종에 따른 캐릭터를 잘 살렸던 전작의 미덕이 많이 희미해졌어요.

몇 부분만 손을 본다면 오롯이 인간 캐릭터의 이야기로 개작이 가능한 지경입니다.

캐릭터들이 유인원이어야 할 이유가 부족하달까요. 

 

전작을 본 지 오래되어 세부 설정이 기억나질 않는데... 

인간에게 문제의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애매합니다.

결말부를 보면 여전히 바이러스가 유효하게 작용하는 중인 것 같거든요.

수 세대가 지나서도 그러고 사는데 '메이'는 어떻게 나다니는지..

보아하니 바이러스에 면역이 있는 인물 같은데

전작에 메이와 같은 인물이 있었나? 다시 봐야겠네요.

만약 없었다면 아마도 '노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3부작을 구상하기 위한

아직 풀어내지 않은 숨은 설정들이 있는 것이겠죠.

 

시저가 결과적으로 메시아적인 완벽한 지도자상이었다면

이번 작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저마다 양면적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익숙한 서사 속에서 인물들은 순간마다 살짝 벗어난 선택과 행동들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대부분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 풀어내는 게 쉬워보이면서도 은근 어렵잖아요.

 

+

 

메이 역의 배우 얼굴이 낯은 익은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서

영화 보는 내내 갑갑했습니다. 끝나자마자 검색해보니...

넷플릭스 [위쳐]의 공주님 역을 떠올렸던 거더군요.

 

++

 

사일로 내부 환경이 아무리 이상적이었더라도 (그렇게 보이지도 않았지만.)

적게는 수 십년, 많으면 백 년 이상이 지난 상황이었는데 탄약이 격발될 리가...

그렇게 생각하면 '프록시무스'의 원대한 계획은 그냥 고철수집으로 끝났을 지도 모르겠네요.

흑색화약 정도는 자체 생산하는 것 같으니 어찌저찌 총 정도는 사용했으려나.

하지만 무연화약이 아니니, 훈련의 절반은 꼬질대 들고 총열 닦는 데 허비했을 듯.

 

+++

 

전날 봤던 [애비게일]에서 무식한 건달 역으로 나온 케빈 듀랜드가

여기선 교활한 야심가 악역 보노보의 목소리 연기를 했더군요.

이 배우는 월등한 피지컬이 오히려 연기력을 가리는 케이스인 듯.

 


클랜시

글쓰고 영화보는 인생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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