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파과> 6회차를 하고 이전에 작성한 '조각', '투우'에 이어 '류' 인물 분석도 올리려고 합니다. 하 실은 5회차 하고 바로 올릴 생각이였으나 왜 이렇게 귀차니즘이 심한지요ㅠ_ㅠ
1975년 어느 눈 내리는 겨울 밤, 차가운 도로 위에 쓰러져있는 어린 조각을 류가 발견하고 오갈 데 없는 조각을 거두며 류는 외톨이였던 조각에게 정착할 곳, 장소를 만들어 줍니다. 이와 동시에 ‘신성방역’의 일원이 되게 해주어 조각에게 ‘손톱’이라는 이름을 부여해주고 조각의 스승이 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신성하다고 여기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류. 그런 류를 본받아 조각도 킬러로서 열심히 성장하게 되며 류는 조각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줍니다.
그런데 어느 날, 류의 가족이 적들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류와 조각의 관계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게 되고 이 이후에 조각과 “너도 나도 이제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 라는 약속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49제를 지낸 후 적들에게 복수를 하다가 결국 죽게 되는데 조각에게 "미안하다" 라는 말을 남기며 떠납니다. 류가 말했던 대사는 류와 류의 가족이 세상이자 전부였었을 어린 조각을 홀로 남겨두고 가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앞으로는 자기처럼 지켜야 할 대상(그 대상이 죽으면 조각이 슬퍼할 대상)을 애초에 만들지 말아서 조각이 상실의 슬픔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전반적으로 봤을 때 류의 분량은 적은 편이며 이마저도 조각의 회상 씬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조각에게 있어서 류의 존재는 비중이 높은 인물이며 조각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인물입니다. “칼 끝에 사정을 품지 마라", "총으로 나비를 쏘지 마라",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 등 킬러가 가져야 할 원칙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었으며 이는 조각의 신념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후반부에 조각의 나래이션이 들리며 위 신념 중 하나가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류, 당신이 지킬 걸 만들어서 그렇게 된 건 아니야. 우린 결국 다 부서지고 사라지는 존재일 뿐인 거잖아. 그런데 그 상실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강선생을 만나 지켜야 할 대상이 생겼고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 라는 류와의 약속을 깨버렸지만 지켜야 할 대상을 만든 것에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 것과 동시에 류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벗어나 류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 상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조각의 다짐이 나타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힜습니다.
이렇게 극 중에서 ‘류’ 라는 인물은 조각에게 있어 중요한 사람이며 동시에 조각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인물입니다. ‘류’ 라는 존재가 있기에 영화의 서사가 더 깊어질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어쩐지 류를 생각하면 아련함이 느껴지는데요. 물론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분량이 적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뭐랄까요...🥲 류의 모습은 대부분 어린 조각의 회상 씬에서만 볼 수 있고 현재는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이 부분에서 갑자기 영화 <러브레터>의 소년 이츠키가 생각나네요🥲...)
+ 평소 김무열 배우님을 좋아하는데 <파과> 작품에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ㅎㅎ 조각의 스승인 ‘류’ 배역이 정말 잘 어울렸으며 킬러 역할을 잘 소화하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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