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같지 않게, 팝콘을 든 군인친구들, 애기들로 가득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극장에 올라갑니다.
음산하기까지 했던 영화관이 오랜만에 붐비면서 설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제 안의 기쁨이가 대포로 쏴버렸던
그동안 CGV대구 아카데미점에서 겪은 관크의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무코님이 나눔해주신 팝콘을 주문하면서 제발 내 옆에만 아니면 된다고 기도를 합니다.
상영관으로 들어선 순간, 아뿔싸, 제 자리 양 옆에 아주머니 2분이 포진해 계신 것을 목격하고 맙니다.
공휴일이라 극장이 거의 매진인 상황. 자리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관내 불이 꺼지고 인트로가 시작하는데도 옆자리 아주머니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마음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영화 시작을 하니 폰을 놓으시는 아주머니.
그래! 내 선입견이었어.. 반성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주머니께서 호방한 웃음을 터트리십니다.
하하핳!! 깔깔깔!!
영화 초반에 유머러스한 장면이 많이 나왔고, 저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아주머니 취향에 맞나보다ㅎㅎ 하고 계속 보려는데.
아주머니께서 타임스톤으로 1초 후 미래를 보고 오시는지, 계속 1초 스포를 진행하십니다.
‘마리아!’ ‘열쇠!’ ‘모자모자!’
저는 예전에 띄엄띄엄 봤던 것 같고, 기억이 99% 삭제된 상태였지만,
아주머니 덕분에 영화를 2번 본 것 같은 효과를 얻었습니다.
주인공 가족이 잡혀가기 전까지는 계속 영화 특유의 유머러스한 장면이 이어지기 때문에
오른쪽 귀에는 아주머니의 호방한 웃음소리가 같이 더빙이 되어서 감상하고 있던 중.
바로 뒷자리에서 영화를 해설해주시는 할아버님이 등장합니다.
‘아까 그 머리에 계란 맞은 사람이네!’
‘애기 할머니네, 아까 그 여자 엄마야’
CGV 대구 아카데미점에는 GV가 필요 없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동시에 진행되니까요.
오른쪽엔 ‘웃음 아주머니’ 뒤쪽엔 ‘해설 할아버님’
돌비로 영화를 관람하던 중,
‘아씨!!’하는 외침이 영화관에 울려퍼집니다.
퇴장로 입구옆에 앉아있던 관객이
화장실을 가는 다른 관객이 자신의 시야를 가렸는지
아쉬움을 토로하고 계신 것 아니겠습니까?
화장실을 간 관객이 포복을 배우지 않은 미필인 잘못이겠거니 생각하며
주인공 가족이 잡혀간 암울한 상황을 보고 있었습니다.
싸이코가 아닌 이상 수용소에서 웃을 수는 없기때문에
‘웃음 아주머니’의 웃음 보따리도 잠잠하던 찰나.
영화의 복선 마냥.
영화 시작 전 ‘웃음 아주머니’께서 마지막까지 손에 쥐고 계셨던.
바로 그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 순간 이성을 잃고 영화에 몰입했다가
정신차려보니 포스터가 제 손에 들려있네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말 영화가 명작이고 수십년 동안 회자되는 이유가 있네요.
저같은 상업영화 매니아의 마음을 따듯하게 감싸주는 영화입니다.
반대로 이정도 영화가 아니면 CGV대구 아카데미점을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ㅎㅎ
*제목이랑 오스카 상 받은 인증표시겠죠? 저 부분들만 금박이네요.
다른 무코님 말씀대로 영화를 보고 나니 울컥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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