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스토리 스포일러를 피해서 작성하였습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시리즈는 블랙 호크 다운, 제너레이션 킬, 더 록, 젊은 용사들(레드 던), 13시간, 제로 다크 서티 등 명작 밀리터리 영화들을 오마주한 듯 한 연출들과 엄청난 스케일로 칭송받는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특히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오리지널 모던 워페어 3부작은 미국과 러시아간의 중동에서의 세력다툼, 그리고 결국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스케일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모던 워페어 1의 핵 폭발로 미 해병대 수색대와 미 육군 병력으로 구성된 3만명이 전사하는 시퀸스와 모던 워페어의 2의 노 러시안은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습니다.
2019년 출시된 모던 워페어 리부트에서도 피커딜리 폭탄테러 미션과 귀향 미션은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만 오리지널 모던 워페어 3부작의 스토리에 현실적으로 파고들면 말이 안되는 부분이 은근히 많아서 리부트작은 상대적으로 좀 더 현실적인 내용으로 돌아왔던 것이 신선했습니다. 그러면 이번 모던 워페어 II는요......
하....솔직히 좀 실망스럽네요😞 오리지널 모던 워페어 2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방공망과 대공 레이더를 다 뚫고 공수부대를 미국 본토에 침투시키는 부분들 처럼 무리한 스토리가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다만 여러 복선을 통해 빌드업을 쌓고 납득이 되도록 전개를 하긴 했습니다. 이번 모던 워페어 II의 경우 중반부부터 납득이 힘든 전개와 성의 없는 빌드업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셰퍼드 장군과 그림자 중대가 통수를 칠 것이란걸 이미 예상했지만 복선이 전혀 없고 초중반부 전개와는 다르게 뜬금없다는 느낌이 있네요.
오리지널 3부작처럼 허술한 스토리를 화끈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연출로 때운다면 모르겠으나 나름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리부트 시리즈에는 딱히 그런 거 없습니다. 중간중간에 영화 시카리오 시리즈와 오리지널 모던 워페어 3부작, 콜 오브 듀티: 고스트를 오마쥬한 부분들이 나오긴 했는데 그렇게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엔딩에서 후속작이나 유료 DLC에 등장할 빌런을 예고하고 모던 워페어의 상징적인 장면 하나를 암시하는 쿠키영상을 남기고 끝났습니다. 이것조차 허술한 메인 스토리를 땜빵하려는 느낌이라 뭔가 그렇네요. 추후에 유료 스토리 DLC가 출시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스럽습니다.
스토리 말고도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먼저 스크립트 오류가 몇 번 있었는데 PS5도 이런데 PC판도 아마 스크립트 오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픽 좋긴 한데 중간중간 렌더링 오류도 보였고요. 또한 이건 한국어판의 문제인데 캠페인 중반부에 소프 맥태비시와 고스트가 적에게 쫒기며 탈출하는 부분이 있는데 두 명이서 무전으로 티격태격하는 대화내용이 내가 뭘 듣고 있는거지 싶을 정도로 오그라들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로 영어판을 다시 들어보니 시니컬한 영국식 농담을 이상하게 번역한 거 였네요.
오리지널 모던 워페어 2가 워낙 전설적인 작품이기도 하고 한동안 지겹도록 미래전 배경인 시리즈만 나오다가 오랜만에 현대전으로 복귀한 전작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기대가 컸던 것도 있습니다. 멀티플레이 베타에서 게임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점들을 빼곤 더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사운드, 건플레이도 매우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더더욱 캠페인이 기대되기도 했고요. 그러므로 이번 모던 워페어 II는 아마 멀티플레이와 워존2.0에 몰빵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캠페인은 클리어 보상 아이템들을 빼면 개인적으론 딱히 다회차 클리어 밸류는 크지 않습니다. 2020년에 출시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의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다시 한번 느껴지네요.
최근 콜 오브 듀티 작품들의 캠페인에 대한 제 평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 3.5/5
콜 오브 듀티: WWII 3.5/5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4 - 캠페인 없어서 제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5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5/5
콜 오브 듀티: 뱅가드 2.5/5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 3/5
뱅가드의 캠페인은 2차 세계대전의 유명한 전투들을 다 체험해볼 수 있단 장점 빼곤 딱히 큰 메리트가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모던 워페어 II는 뱅가드보다 그나마 약간 나은 정도 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구매하여 해보셔도 되지만 캠페인 만으로 이 게임을 구매하시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멀티플레이와 워존2.0까지 즐기실 예정이라면 구매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