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작성자의 과거와 초기 코로나의 상황 등의 얘기들이 섞인 탓에 약간 사회적인 요소가 보이는 점이 있기에 주의하시고 읽어줬으면 하며, 저의 글이 밤에 작성된 탓에 질 낮은 어휘력으로 쓰여졌기에 간략하게 보고 싶다면 3. 후기만 읽으시면 됩니다.

 

1.

설부터 시작된 코로나의 2020년은 그 누구에게도 잊을 수가 없는 트라우마였습니다. 다수는 병원에 치료 받아야했고, 이게 아니어도 학생들은 학교 못가게 되었고, 청춘들은 서로를 위해 만나지도 않았고, 예비 영화광이던 전 하반기에 OTT를 알기 전까지 영화와 헤어졌어야 했었습니다.

 

그때 당시의 전 아싸였습니다. 솔직하지 못한 성격으로 타인에 의해 만들어졌을지 몰라도 스스로 만들진 못한 제가 만든 친구는 영화였습니다. 자신이 상처를 받더라도 영화란 친구에게 상처를 주진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 제 신념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이는 어캐 보면 잘못된 신념으로 보이는데 다행이게도(?) 나중에 여러 망작들을 시청하고 어찌되서 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글을 쓰는 현재도 영화는 제 사랑인건 변함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2020년 중 다수는 최악의 경험으로 기억되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재난을 못 받아들인 것도 있었고 몇달간 겪은 고통도 있었고, 고백하자면 몇번 범죄아닌 가해자가 될뻔한 상황이 수도 많았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중국, 사이비 종교의 집회, 클럽 사태, 태극기 집회 등, 이 사태에서도 무지하거나 저처럼 부정하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촌극이자 반면교사지만 이 사건들을 그냥 알고 넘어가기엔 못 버틸 것 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반화해서 증오가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 증오가 뭘로 변형될지간에, 밖에 나가단 코로나 걸린다는 것은 알고 있어 쭉 참았었고, 그렇게 2021년 봄부턴 다행히 영화를 극장으로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증오가 서서히 사라져 다행히 아무런 사고는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상처는 아직 여물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걸  영화로 해결하고 싶다고 전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잖아요? 현시대에 빠른 발전있다 보니 얼마 안 지난 사건을 영화로 나타낼 수 있다는 걸 말이죠. 게다가 코로나란 존재가 사건 정도가 아니라 21세기의 중요 역사로 남겨지는다 해도 이상할게 없음을 감안하면 최소한 3년내로 나올 거라고.

물론 그렇게 해서 나온 영화가 '2012'나 '투모로우'같이 역대급 블록버스터라든지, '감기'나 '연가시'처럼 재난의 비극을 대놓고 보여줬으면라고 빌지 않았습니다. 엑시트처럼 나오길 빌었습니다. 이 영화가 감염병 재난은 아니지만, 재난으로 보여주는 비극이나 고통이 아닌 이 상황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응원같은 희망으로 나타나 저에게 위안과 치유를 주길 간절히 빌었었습니다. 그리고 감염병과 재난과는 관련 일절 없지만 2022년 후반기에 개봉했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그렇게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본론은 거기가 아니었고, 그 시점에서 2달 전인 8월 초에 있었습니다.

 

2. 

아시다시피 2021년부터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서 2022년에서의 코로나는 거의 다 사라진 해였습니다. 그래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빌드업 쌓던 극장이 범죄도시2로 천만가자, 온갖 대작들이 개봉하길 앞다퉜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2, 탑건: 매버릭, 라이트이어, 마녀 2 등이 5,6월에 개봉을 했고 7월엔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하였습니다. 최동훈 신작인 외계인 1부와 명량 후속작이자 프리퀄이던 한산이었죠. 그리고 8월엔, 헌트와 이 글의 주인공인 비상선언이 개봉될 예정이었습니다.

 

솔직하게 쓰자면 그때 당시엔 비상선언에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그것보다 몇주후에 열릴 놉의 기대감이 워낙 커서 비상선언과 헌트에 신경쓸 생각은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7월의 2편은 물론 8월의 2편도 관람했았는데 국내 시사회후로 심상치 않았던 호평을 받은 헌트와 다르게 이 영화는 왜 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의 배우들이 그 범죄도시2나 헌트, 앞서 개봉했던 외계인, 한산 모두 비교하기가 불가능한 역대급 캐스팅이란 것에 있을지도 모르고, 이 영화의 장르가 재가 좋아하던 재난물이라는 것이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홍보수단으로 전단된 전단지에 적혀진 글 중에 '(이)영화가 당신에게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에 혹시 이 영화가 내가 바라던 그 영화 아닐까 싶어 호불호 속에서도 본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기대와 불안, 그래도 보갰다는 다짐을 가진 개봉일로부터 며칠이 지난 8월 8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3. 후기

영화 비상선언은 비행기 속 즐겁게 지내던 사람들 사이로 이들의 평화를 깨부수려는 남자의 테러로 비행기 승객과 승무원들이 위협에 처하자 이들을 구하려는 군상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명의 인물들이 주연인 군상극의 특성상 초반부의 흐름은 느리지만 그것외엔 괜찮았습니다. 역시 송강호나 이병헌 등의 일류 배우들의 연기가 있어 좋았지만 2년이란 시간이 지나도 먼저 기억되는 임시완의 연기력은 영화의 VFX와 함께 비상선언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느슨한 극장계에 긴장감을 주던 범죄도시 처럼 느슨했던 영화의 분위기를 임시완이 첫타로 빌드업쌓고 이를 재난물로 변환되던 비행기 내부의 혼란씬은 저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심지어 제가 예매한 극장은 4DX가 아닌 일반관임에도 마치 비행기 좌석에 옆에 경험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것만 가지곤 명작이라 하진 못하여도 망작이라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만약 후반부가 외계인이나 더 문 처럼 오락물에 매달리고 갔었더라면 좋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전반부와 달리 전혀 다른 노선으로 간 후반부의 이야기는 전의 혼란씬와는 전혀 다른, 나쁜 의미의 충격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참사는 오직 악인 한명에게만 있습니다.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려는 점에서 설명이 필요한가요? 그래서 이 악인이 퇴장한 중반부 부터는 이제 피해자들의 이야기로만 나올 줄 알았습니다. 아니 나왔었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착륙해야 하는 비행기를 위협적인 바이러스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한 미국과 아예 전투기로 위협하는 일본의 등장으로 피해자들의 위로가 아닌 일반화로 가득찬 존재의 비난으로 가득찼고,

 

그렇게 여러 갈등과 충돌을 겪은 비행기 승객들이 내린 결정으로 보여주는 전화씬은 프로파간다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와중에 어처구니 없는 전개로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보면서 그나마 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이 끊어짐으로써 다시 생기던 증오가 사라졌고, 영화에 대한 기억을 지울수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는 잊지 않아 나중에 2022년 최악의 영화 10편 중에 넣었지만 말이죠.

 

4.

이렇듯 후반부의 실책으로  사미 of the 사미가 된 영화지만 저조차도 인정한건데 이 영화는 다른 이한테는 최악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이게 그 후반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도 있었던 강점을 뜻하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배우들의 연기력은 볼만했었고, 이 영화의 재난물로서 액션씬은 대체로 좋았습니다. 비상선언은 초반부만 잘 다듬어진 작품이지만 불행히도 초반마저도 다듬지 않은 작품들은 2022년에도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최악의 영화 순위에서 비상선언을 무려 8위로 정했을까요?

 

따라서 영화 비상선언은 완성도로 비교하면 습작에서 범작에 그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상선언은 최악의 영화이다'라 생각하게 된 것은 영화의 위선이었습니다.

'영화가 당신에게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라 쓰여진 문구, 전 희망이 타 존재에 대한 비난과 희생으로 의미될거란 생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걸 코로나로 빗대면 생산지인 중국과 코로나 백신 음모론으로 혼란에 빠진 미국의 혐오가 옳고 코로나가 걸리면 그 즉시 희생해야 하는 게 진정 이 영화가 내뱉은 말인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위로한 것 중에 하나가 그나마 2020년이나 2021년이 아닌 2022년에 개봉했다는 것입니다.(영화의 촬영은 2020년 말에 끝났습니다.)그때만해도 코로나에 민감했던 시기였는데 '만약 이 영화가 이때 개봉했다면?'

상상하기 싫었습니다.

 

후반부가 보여준 점에서 2019년의 두편의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페미니즘 영화(같지 않은 작품)인 걸캅스고, 다른 하나는 조폭미화물이던 얼굴없는 보스였습니다. 이 두편에 비하면 그 비상선언 마저 선녀로 보일 지경으로 핵폐기물이었습니다. 스토리, 연기력, 재미, 연출, 주제 등 영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밑바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상선언이 최악인 이유는 이 두편은 너무 말 안되게 그려서 전혀 말이 안되는 메시지가 통하지 않았던 것와 달리 비상선언은 잘 만들어진 초반부와 현실과도 같은 배경으로 메시지가 통할뻔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5. 후일담

그렇게 거의 2년 지난 2024년 6월 비상선언과 비슷한 영화인 하이재킹이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그 점에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 영화가 아쉬운 완성도를 가졌다는 혹평 외엔 별다른 얘기가 없어 안심했습니다.

이 영화가 최고의 한국 영화가 될거란 기대는 가지진 않지만 그래도 극장으로 보겠습니다.

재미없어도 비상선언 깔 요소가 있다면 볼 가치는 있지 않겠나요?

 

 

*엑시트는 아마 몇년 지나서도 한국 재난 영화에서 최고로 기억될 것 같다.


뒷북치는비

왓챠피디아에 코멘트 하나가 좋아요 10개 박을 때까지, 혹은 이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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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CD 2024.06.19 02:10
    비상선언은 캐스팅 보고 기대가 컸고… 보고나니 이런 결과물이 나온게 맞나 싶었죠

    하이재킹은 그래도 그 시대 생각하면 악당의 동기가 납득은 가긴 했고 시사회도 개인적으론 잘 보긴 했네요
  • profile
    EXECUTIONER2024 2024.06.19 07:35
    병헌리하고 송강호 전도연 배우 세분 캐스팅보고 바로 기대했었는데 신파가 과다로 들어와서 기대이하였어요
  • Pel 2024.06.19 08:32
    4DX 바람 효과 하나만은 기억에 남는 영화였지요...
  • profile
    카카오 2024.06.19 08:33
    비상선언 개봉 당시에는 캐스팅된 배우들 네임벨류에 스토리랑 신파 요소가 들어겄어도 그럭저럭 볼만하다+용포디의 다이나믹한 모션체어 등으로 괜찮다고 여겼었는데 훗날 논란이 되면서 부터는 관심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
    신파에 억지로 극을 이끌어 가려는 것 때문에 전건 좀.. 했었던 기억이 나요.. 특히 영통장면은...
    용포디는 끝내줬어서 용포디만 2번 정도 봤던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더 잘 만들었다면.. 하면서 안타까움도 느껴지곤 합니다..
    굿즈면에서도 사전예매였나 랜덤이었나 스아카 주는거 받고서 렌티 땜에 하나 더 받겠다고 패키지 예매하곤 했는데 말이죠 ㅎㅎ; 스필마도 좋다고 생각했던거 같은데 아쉬움이 생기기도 합니다(개봉 전에 동탄 아맥 개관 기념 아맥시사로 아맥포 2장 생겼고 정식 개봉도 이벤트 응모하느라? 아맥 또 봐서 많이 생겼는데 악재된거 같아서 아쉬움이 생기기도 했어요 ^^;)
  • profile
    김민지 2024.06.19 09:05
    전반부 1시간 만큼은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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