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토)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관에서 무코님의 귀한 양도로 에에올 GV를 관람하였습니다.

 

영화는 N차 관람하긴 했는데, 막상 후기를 첨 써보다보니 두서없이 이야기가 나오는 점을 미리 양해 바랄게요^^

 

1. '에에올'은 잘 만들어진 액션 영화다
초반부 알파 웨이먼드의 액션 씬부터 해서 내용 전반에 걸쳐 쿵푸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눈호강을 제대로 시켜줬습니다. 주인공들 모두 대역을 쓴 건지 본인이 직접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폴리스스토리나 용쟁호투와 같은 홍콩 영화 속 액션 장면이 보는 내내 떠오를 정도로 합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액션을 오랜만에 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특히 '버스 점프'를 통해 공공의 부하(또는 하수인)들과 대결하는 과정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웃음과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강아지를 이용해 액션을 펼치는 부분에선 약간 불호 느낌도 있었어요. 모든 부분이 좋았지만 유독 하나 아쉬운 옥의 티 같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버스 점프'를 하기 위해 선보이는 기상천외한 모습들은 '병맛 코미디'라고 감안한다면 충분히 참고 볼만 했던 것 같아요(다만 손가락 사이 종이로 네번 베이기는 도저히 못보겠더라고요ㅜㅜ 쫄보...).
 

 

2. 사랑,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다

멀티버스라는 대전제를 빼고 본다면 '에에올'의 메인 테마는 ‘부모 자식 간의 갈등 해결’이라고 보는데요. 에블린이 웨이먼드와 미국으로 떠날 때 자신을 잡지 않은 부모하기에 대해 갖게 되는 원망은,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에블린에 대한 조이의 원망과 오버랩되다보니, 결국엔 ‘부모의 마음은 직접 부모가 되어보면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영화배우가 되어 성공한 에블린과 사업가로 성공한 웨이먼드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이지만, 결국 그들의 결합이 없었기에 그 세상에서는 조이가 존재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불현듯 들더라고요. 마치 그 세상을 접한 조이의 입장에서는 부모 둘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음을 확인하였지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에 또 다른 의미의 허무함을 느끼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업가 웨이먼드가 결국 ‘다른 생에선 함께 빨래방도 하고 싶고, 세금도 내고 싶어’라는 말이 성공에 감춰진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의 그림자를 느끼게 해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부분이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화양연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해당 장면의 시퀀스가 너무 아름다웠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렌티큘러 포스터는 그들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 것 같아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

현실이 시궁창이라 하더라도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한 마지막 내용이 나올 때 눈물이 계속 핑 돌았던 것 같아요. 이게 비단 부모-자식 간의 대화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자신감보다 무기력감에 빠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일부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제 모습으로도 투영되더라고요. 실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해가 갈수록 '뭘 해야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등등에 대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어요. 근데 수 차례 이 영화를 본 후 제가 담당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속 언급했던 말은 ‘넌 혼자가 아니다’, ‘니가 무엇을 하든 우리는 응원할 것이다’ 같은 내용들이더라고요. 결국 ‘우린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라며 조이를 끌어안고 에블린이 남긴 말은 관람한 우리 모두에게 그럼에도 희망을 안고 살아갈 이유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충분한 교훈을 안겨다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4. 영화 상영 후 진행된 GV를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기억나는 것만 몇자 정리해볼게요.

- 다루는 방법이 섹시코미디, 화장실 배설코미디, 대중적으로는 쿵푸장르로 느껴져 만만해보인다고 오해하기 쉬우나 상대적으로 어려운 영화에 속한다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맥시멀리스트한 영화답게 내용을 흩뿌려놓았음에도 이를 마지막에 다 회수했다는 점이 놀라웠으며, 특히 돌 두 개로 정리하며 관객을 설득하는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 감독들의 전작인 ‘스위스 아미 맨’과 양자경의 이전 작품 중 하나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덧붙였으며, 키 호이 콴의 경우는 어릴 때 인디애나 존스에서 활약했던 아역배우 출신이었다가 배역이 점점 줄자 스턴트 관련 일을 하며 중년을 보내다 다시 영화를 찍게 되었다고 하네요(이와 관련하여 첫 gv 때 이동진님이 키 호이 콴의 실제 모습이 '놉'에서 스티븐 연이 맡았던 배역의 상황과도 유사하게 보인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는 제 기억이 맞는지 제 기억이 조작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ㅜㅜ).


- 국세청을 갈까말까 고민하며 에블린이 영수증을 정리하는 모습이 각 막의 시작 부분에 동일하게 제시되는데 마치 에블린의 인생 정산 과정의 시작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 에블린이 웨이먼드를 찌른 이후 붙이게 되는 인형 눈알은 마치 인도 사람들이 이마 가운데 그리는 ‘지혜의 눈’, ‘제3의 눈’과 같이 우리가 육안으로 지켜보지 못하는 삶의 진실을 인지하게 하는 존재로 그려낸 것 같다. 이는 복잡한 구조의 내용을 이끄는 이 영화 속 언어의 역할을 한 거라 볼 수 있으며, 또한 영수증에 그린 동그라미와 조부의 공간에 제시된 베이글도 같은 역할로 제시한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감독의 대단한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는데, 어떤 접점이 있는지는 평범한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 GV 말미에 호다닥 언급하신 내용 중에 감독이 의도한 건지 모르겠으나 영화 전반에 걸쳐서 이터널 션샤인과 또 다른 영화와의 연관성도 있어보인다고 언급했었는데, 이는 정확히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네요ㅜㅜ

 

5. 총평

올해 제게 최고의 영화를 꼽자면 단연코 ‘헤어질 결심’이었습니다만, 그에 버금갈 정도의 여운을 남겨준 ‘에에올’은 올해 최고로 기억남을 외화로 꼽아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N차 욕심 무진장 냈던 영화였습니다. 기회될 때 한번만 더 용아맥에서 보고 감동을 느껴봐야 할 것 같아요! 공개되는 다양한 포스터나 굿즈 등을 모으느라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도 단순히 굿즈 수집 목적이 아닌 실관람을 위해 N차를 했을 정도로 인상깊은 영화라고 확신합니다. 혹시라도 안보신 분들 계신다면 IMAX 포맷으로 꼭 보시길 추천드려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는 화면비가 제대로 구현되는 것이 기가 막힙니다! 꼭 한번 이상씩들 관람해보세요~~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 #에에올 #양자경 #돌 #용아맥 #후기어렵네요...


아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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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서래씨 2022.11.01 17:01
    후기 잘봤어요 확장판도 궁금하네여
  • profile
    봄봄 2022.11.01 17:50
    양도 조건이 반드시 후기 작성이 아니었음에도 약속하셨던 후기 감사합니다! 주변 극장에 에에올 상영이 거의 전무해서 주말에 관람 예정이라 스포 포함된 리뷰를 다 못 읽었어요. 관람 후에 찬찬히 다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 profile
    조부투파키 2022.11.01 18:17
    압아맥에서 봤는데 나름 괜찮더라구요.
  • 빌보배긴스 2022.11.01 20:43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우성 2022.11.01 21:45
    맞아요 아맥에서 다시봤는데 몰입감이 다르더군요
    제일 어려운 떡밥회수가 마지막에 잘되서 용두용미라 느꼈어요
  • 두부 2022.12.08 22:01
    제 3의 눈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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