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가족]을 보고나서 감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웰메이드 영화" 였습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무조건 좋은 영화라는 건 아니지만 [보통의 가족]은 웰메이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허진호감독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이미 검증된 원작이 있고, 그 원작의 성공적인 플롯과 메타포어를 활용했기때문에, 당연히 완성도 있는 장인연출가의 세련된 손길이 느껴지는것이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노르웨이 원작소설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3편이나 있는데, 허진호표 [보통의가족]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고 선정된것에는 분명 기존의 소설에서 더 한차원 나아간 요소가 있기 때문이겠죠.
저는 그 요소를 두가지로 말할수 있을것 같아요.
한국판 [보통의가족]에서 연기한 베테랑 배우들의 내밀한 연기, 그리고 허진호표 연출기법.
첫째,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으로하여금 한눈 팔 수없이 집중해서 스토리를 따라가게 만들었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연기스타일이든, 아니든 간에, 이 인물의 심리를 어떻게 표현하고, 팽팽해서 끊어질듯한 갈등의 선을 쥐락펴락하며 노련하게 표출하는지... 네명의 배우님 모두 워낙 유명하시고 연기 신이신데, 그 중에서도 저는 장동건배우님의 심리변화와 내밀한 연기가 인상깊었고, 수현배우님의 적당한 경박함과 의외의 진중함이 공존한 연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둘째, 허진호표 연출기법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워낙 섬세한 영화를 성공적으로 만든 장인답게 복선과 상징, 은유적인 장치를 조화롭게 잘 활용한데서 빛을 발했습니다. 영화속에 무심코지나칠수 있을 대사나, 표정, 행동, 소품, 음향 모두 관객에게 수수께끼 혹은 힌트를 던지며 밀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루할수도 있을 주제인데, 계속 보는이로하여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계속 의문을갖게하고 알고싶은 갈증을 만들어 낸 것은 연출이 만들어낸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튼 이 영화는 스토리가 갖는 리스크는 원작의 성공으로 우선 헷지하고, 연출가로서의 역량과 박우의 연기력에서 최대한의 집중으로 최고의 아웃풋을 뽑아 냈다고 느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이 영화는 영화를 공부하고 만들고 연기하는 사람들에게 오래남을 레퍼런
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스포없이 써본 저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