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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과적인 독사과스러운 리뷰 (2)탄입니다. 가급적 전편을 먼저 읽고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영화가 행렬로 플롯을 짰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 리뷰에서는 4~8번에 해당하는 양자역학의 복소 행렬 즉, complex matrix를 다뤄볼게요. :)

 

[독사과와 키티편]

(1) 물리학적 개념으로 매트릭스 짠 추상시
https://muko.kr/column/3767469

(2) 행렬과 복소수를 닮은 청문회 - 세부목차
-4. 양자역학과 행렬(matrix) : 오피의 구조를 파악하는 두 청문회
-5. 복소행렬의 내적/외적 공간 : 오피의 내면과 외부상황
-6. 복소행렬의 허수 : 스트로스의 청문회, 헛소리가 때로는 진실이기도...
-7. 차원의 직교와 군, 환, 체 : 혼란하고 복잡한 오피! 
-8. 플롯에서 행렬의 곱 엮어보기 : 대충 어떤 인간인지 확률적으로 파악해 보자! 

 

 

아래 플롯 관련 리뷰를 읽고 보셔도 좋습니다. 

[플롯편]

https://muko.kr/column/3459223

https://muko.kr/column/3486131

https://muko.kr/column/3714642
https://muko.kr/column/3714770

 


선형대수학(+이산수학)과 미적분학(+공학수학)을 배운지 어언 16년, 17년, 18년... 20년? 쯤 지나니

기억이 다 휘발되어 추상적인 인상/감만 남아있는데요.

워낙 배운지 오래돼서 용어나 개념에 혼동이 있을 수 있으니 틀린 게 있으면 댓글 주세요~ :)

 

 


4. 양자역학과 복소 행렬(complex matrix)

오피의 구조를 파악하는 두 청문회

저는 앞에서 “Can you hear the music?” 하면서

오피를 이론물리학의 세계로 이끌어준 닐스 보어가

막판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다시 등장했을 때 너무 반가웠는데요.

영화의 시작/끝 뿐 아니라 이 두 장면이 비슷한 걸 보고 

어라? 이 영화 플롯 구조가 행렬(matrix)의 곱셈이었구나? 란 느낌에

갑자기 맘이 훅~ 놓이며 진짜로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

닐스보어가 초반에 대수학을 이야기한 다음,

다시한번 등장해 똑같은 뱀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고,

오호~ 이 지점을 기준으로 행렬을 접어보면 되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한 도입부에 스트로스는 결정하다(justify)란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는데요.

이건 마치 두 청문회를 행렬식(determinant)으로 풀겠단 떡밥처럼 들리더군요.

또한 스트로스가 자격지심 즉 컴플렉스가 발동해서 청문회를 시작하고,

오펜하이머는 자기가 속한 (system)에서 복잡한(complex) 모순된 점들을

끊임없이 ‘관측’ 당하면서 서로 엮이는 걸 보고는

혹시 대수학의 복소(complex)행렬을 플롯에 차용한 게 아닐까?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양자역학에서 행렬의 곱은 복소수로 연산하거든요. 

참고로 복소행렬이란 차원을 곱할 때 오피의 모순된 측면,

즉 가능성이 없는 허수들까지 함께 고려하면서 곱하는 방식이랍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이 불확정적이고 확률적인 행렬이 되는 것이지요. 

 

 

<복소수란?>

복소수는 처럼 허수를 포함하는 거랍니다. 

a±bi 형식이 실수와 허수가 합쳐진 복소수인데요.

아마 다들 음수의 제곱근(i²= -1)으로 허수를 접해보셨을 듯 하네요.

i는 ‘imaginary’란 뜻처럼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수학적으로 말이 되는 상상 속의 숫자입니다.

그러나 i를 곱하는 순간? 희한하게 (-)의 실체(real)가 생기지요. 

왠지 스트로스의 청문회가 흑백화면인 이유가 허수(i)이기 때문인 듯한...

 

허수',+.jpg

 

<예시>

이를테면 오피는 평화를 추구하며 나치/파시즘을 반대하기에

스페인 내전에서 공화당을 지원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나치의 히틀러가 자살하면서 실험을 관두려는 직원들에게 

평화를 종용하며 선동해나가는 그의 모습들은

어찌보면 굉장히 반-평화적이고도 파시스트적인 면모를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묘하게 하나하나 뜯어보면 파시스트란 실체는 아예 가능성이 없는데(허수),

정작 곱해놓고 봤더니 반대 방향의 실체(음의 실수)가 나오는 것처럼

오피에게는 기묘한 속성과 상황들이 상당히 많이 보이더라구요.

즉, 두 청문회는 복소행렬의 곱셈(multiplication)이 가진 매력을 이용해...

오피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5. 복소 행렬의 내적/외적 공간(in/outer product space)

: 오피의 내면(벡터)과 외부상황(평면)

두 청문회 장면이 오피의 역사를 씨줄 날줄로 엮어내며 다른 시간선을 사용하길래,

혹시 차원이 2개 추가된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실제세계가 3차원 공간에 시간이 포함된 3+1=4차원이고,

양자세계가 6차원으로 추정되는 것처럼 처음엔 4+1+1 차원일까 싶었던...) 

솔직히 몇차원 짜리 행렬인진 저도 확신이 안생겨서, 

얼추 4×4나 6×6처럼 보이게 짜보았습니다.

두 청문회(2차원)를 블랙홀 기준으로 접었을 때 4차원이 되고,

메인 줄거리+두 청문회(3차원)를 블랙홀 기준으로 접으면 6차원이 되도록요. :)

++오펜하이머3_세로a.jpg

 

전 스트로스의 청문회가 대체 왜 들어갔을까가 가장 큰 의문이었는데요.

문득 이게 양자역학의 기본이 되는 선형대수학 행렬의 

‘힐베르트 공간’의 특성이랑 엄청 닮아있단 생각이 들더군요. 

참고로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점(0)-선(1)-면(2)-입체(3)는 피타고라스 정리가 성립하는

N차원의 유클리드 공간이랍니다.(동시에 힐베르트 공간이기도...) 

양자역학을 구성하는 힐베르트 공간은 완비성(complete)을 갖는,

즉 유한하고도 꽉~ 들이차있는 ‘내적공간’(inner product space)을 이루는데요.

오피의 청문회는 그가 추구하는 벡터량들의 내적공간,

즉 그의 내면세계가 어디로 어떠한 크기로 향해있는가를 파악하는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 복소행렬은 완전한 내적공간이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외적(벌어진 각도, 넓이)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단 하나의 경우!! 실수를 모두 제거하고 허수 부분만 남긴다면 외적을 알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외적은 곧 오피란 인물의 벡터가 뛰어놀고있는 ‘복소평면(complex plane)이 됩니다.

순수하게 허수 i로만 구성하면 오피의 속해있는 놀이판이 어디였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전 스트로스의 청문회가 바로 이 힐베르트 공간에서의... 

외적을 구하는 방식이랑 동일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키티는 오피의 청문회가 열리게 되자 빡돌아서

이건 죄다 스트로스가 짠 판이라며 유리잔을 깨버립니다.

우와... 이 행렬의 복소 평면/판(plane)이... 

그의 자격지심(complex)에서 발현된,

즉 복소수 상에서 허수로 구성된 스트로스라는 걸 바로 알아차리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키티(kitty, 고양이)는... 

양자역학이 작동하는 원리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자계의 영향을 현실계로 연결짓는 능력이 거의 뭐 슈뢰딩거의 고양이(kitty)급이더라구요.

키티의 대사들은 대부분 물리학/수학적 내용을 은유하고 있었는데요.

심지어 플롯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역할 또한 하고 있었습니다.

플롯이 블랙홀을 돌아나갈 때 행렬의 방향(direction)이 바뀌고, 

각 성분들이 재편(pivoting)되었단 걸 정확하게 짚어주거든요. 

이러한 키티에 대한 찬가는 따로 3편에서 다뤄보겠습니다. :)

 

MV5BYzJkODE4ZWUtMTgxYi00MTZjLTgwZTMtMjcyMjZkMDIxOTZmXkEyXkFqcGdeQXVyMTkxNjUyNQ@@._V1_.jpg

 

<예시>

오피의 청문회에서 질문이 나온 직후의 장면들은...

오피가 해당 주제에 대해 얼만큼의 크기로 어디로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답하는 형식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 때가 더 행복했나? 유럽에서 누구를 만났나? 하이젠베르크랑 가는 길이 같은가? 

공산주의자엔 어떻게 끌렸나? 프로젝트 할 때 좌파이력은 어떻게 정리했나? 슈발리에를 왜 신고안했나?

진이랑은 왜 만났나? 패시대령한텐 왜 거짓말했나? 수소폭탄 개발은 왜 막았나?

뭘 믿고 누구를 신뢰했나? 윤리적 고민은 언제 가지게 되었나? 등

그의 방향과 크기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고,

그 다음 장면에서는 그가 실제로(real) 행했던 운동량을 보여주지요. 

그러나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분명 같은 주제들이지만 미묘하게 시간이 엇갈리게 배치하면서...

오피에 대해 헛소리(imaginary)를 퍼붓는데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다른 장면과 엮일 땐 나름 합리적인 평가이기도 합니다.

즉,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각 주제들에서

오피가 얼만큼 각도가 벌어져있나를 표현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6. 복소 행렬의 허수(imaginary number)

: 스트로스의 청문회, 헛소리가 때로는 진실이기도...

혹시 흑백 청문회에서 스트로스가 오피에 대해서 품평하는 게

적어도 그 장면이 나온 순간 만큼은 완전한 헛소리들이란 걸 느끼셨나요? 

오피의 청문회가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방식이라면,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실수 부분을 죄다 0으로 바꾸고 허수만 남겨서...

그의 외적을 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건 다른 시간대의 장면이랑 엮어(곱해)보면 헛소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예시>

초반부에 스트로스는 오피가 자신을 무시했다 여겼지만,

오피는 당시 자기 아버지 얘기를 꺼내면서 동질감을 표현했습니다.

자본론을 읽으며 공산주의(communism)나 평범한 사람들(common people)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니, 

비천한 구두세일즈맨이란 건 오피 입장에선 전혀 욕이 아니었습니다.

스트로스의 완전한 오판이었지요.

하지만, 그러나 나중에 동위원소 수출 건에서 스트로스를 쪽주고,

동생 와이프인 재키를 무시한단 측면에서는 맞는 말이긴 합니다. 

 

또한 스트로스는 그가 한치 앞도 못본다고 욕하지만,

그 때 나오는 오피의 장면은 이제 막 맨하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를 맡기러 간 곳에서 슈발리에는 자넨 저 너머의 것을 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요.

그러나 나중에 스트로스가 말한대로 그는 슈발리에 사건과 엮여서...

자신의 인생이 망가질 거란 앞날을 전혀 보지 못한 것 또한 맞는 말입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식으로 스트로스가 오피에 대해 품평하고 난 뒤,

그에 대한 반박 장면들이 계속 이어지는데요. 

이를테면 스트로스는 오피가 로스 앨러모스의 보안관이야~! 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는 보안을 지키지 않아서 군인들이랑 계속 부딪혔습니다. 

마지막에 스트로스는 그가 죄책감이란 없는 인간이고,

자기가 대단한 위인인 줄 알고 명성을 이용하려고 한다며 오피의 인간성을 까내립니다.

이건 트리니티 실험이 있기 전,

특히 히틀러의 사망 직후나 투하지점에 관한 회의, 자문위에서 수소폭탄을 반대할 때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로스가 말하던 그 장면에서의 오피는 

트루먼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자신의 업적을 낮추며 엄청난 죄책감을 갖게 된 시점이었지요. 

 

즉, 영화 속에서 스트로스가 하는 모든 오피에 대한 평가들은 (▶복소행렬의 외적)

오피가 어떠한 판에 놓여있는지를 설명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복소평면) 

적어도 그 순간에서만큼은 완전히 헛소리들이지만, (▶허수)

다른 시점과 엮이면 일부는 으로 맞는 말이기도 하답니다. (▶음의 실수)

바로 이게 자격지심 즉 complex의 마력이랍니다. (▶복소수)

 

개인적으로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는 오펜하이머의 배우인 킬리언 머피 생각하는데요. 

진과의 섹스씬에서 언급한 칼 융의 심리학이론처럼...

인간은 자격지심에 의해 페르소나와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모순을 가진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섹스신의 체위는 남성/여성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여성성/남성성,

즉 아니마와 아니무스라는 역설이 서로 결합하는 장면처럼 보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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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차원의 직교와 군(group), 환(ring)(field)

혼란하고 복잡한 오피

음... 솔직히 대수학을 다 까먹어서 복소행렬에선 각 차원의 직교성이 성립하고, 

교환자(commutator)라는 흉악한 놈이 있단 것만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오피가 프린스턴연구소에 영입되는 초반부에...

좋은 통근 환경(commute)을 제공했다는 스토로스에게

“그놈의 훌륭한 환경(great commute)이 문제죠!” 라 말합니다.

이건 공산주의자(Communism)뿐 아니라...

수학적인 교환자(commutator)와 맞닿아 있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발언이라 느껴지더군요.

양자역학의 행렬에서는 이 교환자란 놈에게 ^ 이렇게

오피가 썼던 것처럼 모자를 씌워서 표기하는데요.

교환법칙에서 얘가 무지막지하게 활동합니다. 

(혹시 그래서 모자 성애자가 된 건가?!)

 

일단 전 플롯이 메인 줄거리 차원에 청문회란 2개의 차원이 엮인 행렬(matrix)란 가정 하에

블랙홀 기준으로 접으면 총 6차원이 된다고 바라보았습니다.

이 때 가장 눈에 띈 특징은 진의 불륜사건 이야기부터 하나하나 직교방식으로 짜올라가며 

이전에 설명했던 허수, 즉 스트로스가 언급한 그룹들과 서로 교환하면서 터트리는 것 같더군요. 

즉, 크리스마스에 우리의 구세주 닐스 보어가 선물처럼 등장하고 트리니티 실험이 진행되기 전까지 

영화는 바닥에서부터 오피의 모순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청문회를 통해 그를 마구 헤집어놓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선형대수학의 (group)(ring)(field)의 개념으로 

플롯을 짜고 있단 인상을 받았는데요.

군이 가장 넓은 범위이고 군⊃환⊃체 순으로...

오피의 특성을 점점 구체화시켜 나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쉽게? 설명해보자면 (group)은 오피의 여러 모순된 속성들이 무엇인지...

이런저런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놓은 거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하구요. 

(ring)은 청문회를 통해 연쇄반응(chain reaction)처럼 쭉 이야기를 엮어내는 것이지요.

이 때 이야기 보따리들에 담긴 속성들은 교환법칙에 따라... 

^모자를 쓴 교환자란 흉악한 놈들이 여기저기 설치고 다니게 됩니다.

아마 청문회의 질문들이 이 교환자 역할을 하겠지요. 

 

참고로, 행렬을 곱할 때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M행×N열의 행렬이 N×M 행렬로 뒤집혀지면,

중력이 바뀌었으니 옆에다 *이렇게 이쁜 모양을 달아주는데요.

이걸 켤레 전치라고 합니다.

이를 테면 A행렬의 켤레 전치는 A* 이렇게 표기한답니다. 

그리고 행렬의 곱셈에서 역원(inverse)을 확인해보고 제대로 말이 되는 켤레들을 찾아내면... 

결과적으로 오피라는 인간의 운동량(vector)이 속해있는 장/체(field)가 어디쯤에 속하는지... 

그 대략적인 확률을 파악해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영화에서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군)들은

청문회 장면을 통해 검사 롭이나 스트로스의 보좌관/재판장이 질문하는 장면(=환)으로 엮이는데요. 

그 뒤에 나오는 마치 그 질문의 답변같은 장면(=체)들은 

놀란 감독의 시각에서 오피가 속해있는 필드가 어딘쯤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8. 플롯에서 행렬의 곱(multiplication) 엮어보기 

: 대충 어떤 인간인지 확률적으로 파악해 보자

전 이 작품을 대수학/물리학적 개념들로 엮어낸 한편의 행렬식, 즉 추상시라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의 플롯이 행렬이란 전제하에 풀어보자면, 

일단 실험물리학에서 이론물리학으로 갈아타게 되는 오피의 대학원시절부터 시작한 이 영화는...

행렬의 성분(element)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청문회를 통해 오피가 끌어당기는 실체(실수/인력)

밀어내는 이미지(허수/척력)들을 파악할 수 있지요. 

 

1) 에너지 : 꿈과 생명의 물 (빛/시작)

2) 독사과 : 내면의 양자이론과 현실의 실험물리학 (계)

3) 커뮤니티 : 재수탱이 천재 유대인 카우보이 (중력장)

4) 무게 : 영향력이 큰 학계의 거물급★ (질량과 중력)

5) 인력 : 자기와 다른것에 끌리는 인간 (사랑과 충돌)

6) 블랙홀 : 인간과 섹스 (혼돈/별)

++오펜하이머7_플롯1.jpg

 

영화는 초반에 이러한 단계로 오피가 어떠한 상태인지, 

어디에 속해있는지, 어디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어떤 걸 끌어들이들이고 있는지에 관한 각 모순점들의 그룹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는 진과 대혼종의 섹스를 하고나서, 

불모지의 빈 땅에서 하늘에서 모든 걸 끌어당기는 블랙홀을 상상한 뒤, 

아내 키티를 만나 사막을 달리며 맨하탄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즉 모순된 인간에서 신화적인 과학자로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지요.

 

1) 에너지 - 12) 피와 죄책감 (Happy?/끝)

2) 독사과 - 11) 선물 : 무엇을 만든 것인지?!

3) 중력장 - 10) 확률 : 어디에 속해있는지?!

4) 무게★ - 9) 위치 : 누구와 상호작용 하는지?!

5) 인력♥ - 8) 방향 : 어떠한 길을 가는지?!

6) 블랙홀 - 7) 과학자와 프로젝트 (전환/사막)

++오펜하이머7_플롯2.jpg

 

다시 땅에서부터 7)~12)로 차근차근 위로 올라오는 이 주제들은... 

1)~6)과 거대한 한 켤레의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론 비슷한 여러 그룹으로 뭉쳐져 있구요. 

그리고 청문회는 각기 다른 차원 혹은 내적/외적 공간에서

이걸 으로 엮어서 보여주는 과정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슬슬 기억력이 깜빡깜빡해지는 나이라, 

그나마 인상에 강하게 남을 정도로 의아했던 1.43:1 IMAX 확장비와 ost 제목으로 검증했는데요.

실은 '프로메테우스가 던진 돌의 연쇄반응' 리뷰에서 소제목의 대부분은 ost 제목을 차용했었답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뜬금없다고 느껴졌던 확장비는 바로

아인슈타인의 지인인 괴델이 독살당할까 두려워하며 힐링하던 나무숲 장면이었습니다. 

이건 나중에 엔딩의 그 대기점화 상상씬과 같은 그룹이라 여겼던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는데요. 

나름 제가 짠 행렬의 정중앙 행에 이게 위치하길래 왠지 행렬식이 검증받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뜬금없이 스트로스의 차량이 도로(파크레인)를 달려나가던 IMAX 확장비도 이 부근에 위치하지요. 

확률은 양자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일테니까요. 

 

 

솔직히 저도 정확한 설명은 현역 이과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답니다.

아마도 한창 젊을 때?라면 회전(spin)이나 켤레 전치(transpose)역행렬(inverse matrix)대각화처럼

플롯과 관련된 재미난 행렬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을테지만,

아무래도 이제 막 뇌가 쪼그라들기 시작한다는 나이에 들어선지라... 흑... ㅜㅜ 

 

그럼 이만 다음번 독사과로는 나이브(Naïve) 베이즈 알고리즘과 ..

키티가 비웃는 청문회(독립변수와 종속변수, 이산성과 연속성)

ost 음악의 수학적 특성 및 “이불/악보 걷어”를 준비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펜하이머란 인물을 다룬 오케스트라 같은 이 영화의 지휘자인 놀란 감독이...

영화 속에 넣어둔 악장(concert master)이 키티라고 생각하는데요. 

플롯에서 길잡이 역할을 수행한 키티에 대한 찬사를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제 동료들한테 실험삼아 이 리뷰를 먹여봤더니... 

다들 토나온다고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던데, 

부디 이 독사과 같은 리뷰를 와그작~! 베어문 분이 어딘가에 계시길... ㅠㅠ 

 

 


*독사과편의 독극물 성분(목차)

1.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2. 대수학과 N차원 : “Can you hear the Music?” 

3. 대수학과 양자역학

                                                  

4. 양자역학과 행렬(matrix)

5. 복소행렬의 내적/외적 공간

6. 복소행렬의 허수

7. 차원의 직교와 군, 환, 체

8. 플롯에서 행렬의 곱 엮어보기

             <인터미션>             

 

 

*플롯의 악장 키티에 대한 찬가

9. 화용(Pragmatic) 분석

10. 나이브(Naïve) 베이즈 알고리즘

11. 브라켓(Bra-ket)과 종속관계

12. ♬ 악보/이불 걷어~! : “Take in the Sheets!”

                                                  

13. ost 음악의 무게감(pitch)과 이산성/연속성

14. 함수와 독립/종속변수

15. 변수의 이산성/연속성

16. 오피의 미분/핵분열

17. 스트로스의 적분/핵융합

 

출처: 본인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nashira/25


profile Nashira

밀리터리, 역사장르와 아드레날린+광활한 풍경+저음 사운드를 사랑하며,

건축+도시, 음악영화에 관한 글을 쓰곤합니다. 

https://brunch.co.kr/@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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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샤일로 2023.09.19 11:26
    오.. 이렇게 해석도 되는군요!
  • @샤일로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Nashira 2023.09.19 22:32
    실은 1.43:1 확장비를 너무 툭툭 끊어서 이상하게 활용했길래...
    영화끝나고 상황에 안맞게 튀는 장면이랑 튀는 대사들만 쭉 적어보다가
    혹시 행렬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 profile
    joon3523 2023.09.19 21:20
    (진이 관심을 가졌던) 융이 언급되었다고 해서 그 체위가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결합처럼 보였다? 엘리멘탈 해석에 비하면 오펜하이머 연재물은 약간 과한 느낌들이 없잖아 있네요
  • @joon3523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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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hira 2023.09.19 22:30

    음... 아니마 아니무스는 솔직히 너무 나간 생각일 수 있을듯요.
    다만 모순/역설의 결합같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입+성기/파괴자+창조행위/신화+인간/지적+육체적)
    이게 행렬이라고 느낀건 대수학 발언+1.43:1 비율 뿐 아니라
    다음편에서 다룰 키티의 대사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
  • @joon3523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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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hira 2023.09.19 22:50
    첨언하자면 남성이 여성 위에 있다는 보수적/고전적인 체위보다,
    여성이 주도하는 체위인데다,
    오피가 굉장히 나약하고 수동적인 인간처럼 느껴졌기에
    그런 뻘한 생각을 잠시 해봤답니다. ㅎㅎㅎ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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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on3523 2023.09.21 08:28

    그런 생각을 융 이론으로 굳이 보면, 섹스씬에서 진이 상위에서 오피에게 기타의 죽음의 구절을 읽게 시키는 연출은 오피가 자신의 아니마 원형을, 특히 아니마의 여러 측면 중에 (오피 자신의 내성적 자아와는 모순되는) 힌두 여신 칼리처럼 매혹적이면서도 어둡고 파괴적인 측면을 처음으로 하나의 강렬한 상징적 이미지로써 제대로 대면하고 있고(그것이 나중에 핵실험을 실행한 직후 불기둥을 보며 다시 기타 구절을 읊조릴 때 반복되며 대응되고), 진보다는 좀 더 냉철하고 야심적인 키티는 오피의 그러한 측면에 추진력이 되면서 오피가 그 세계파괴적 프로젝트를 완수하도록 끌고가는 역할을 한다고 봐야죠. 그 세 사람 개개인이 모두 양면적인 모순투성이들이었다는건 영화적으로도 충분히 제시되고요. 하지만 대본에서부터 오피를 1인칭으로 두는 이 영화에서는 진이나 키티의 아니무스에 대해선 제대로 알 수 없고, 그러니까 여기서 그 씬을 두고 아니마와 아니무스 결합 같은 얘기를 하면 말이 이상해지는 겁니다.

  • @joon3523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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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hira 2023.09.21 10:17
    와우~~ 엄청나게 멋진 댓글 감사합니다!! 
    진짜 그렇네요. 진에 대해선 알수없는 타자로 그리고 있었고,
    오피라는 인물 자체에 집중해서 아니마를 바라보는 게 훨씬 영화의 방향에 맞는 멋진 해석이 되는 듯 합니다.
    실은 진과의 섹스신 이후 키티에게로 넘어가게 되는 과정이 살짝 널뛴다고 느꼈었는데 설명을 듣고 보니 흐름이 쭉 이어지는 듯 하네요.
    댓글 진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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