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 추석3파전을 다 봤는데요.
원래 체력상 1일 1영화만 가능한 편인데, 연휴라 그냥 두편씩 봤어요. ㅎㅎㅎ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 위주의 단평을 적어봅니다.
[거미집]
김지운 감독님 폼이 돌아왔구나! 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ㅎㅎ
감독의자에 김열이라고 박힌 이름이 김기영이나 김지운으로 읽히는 매직~?!
극중 극인 70년대 영화는 B급 정서의 병맛이 가미된 막장드라마였는데,
이 유머코드가 취향저격이라 전 엄청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제가 갔던 극장 분위기도 유쾌해서 뒤에서 다들 킥킥킥, 깔깔 거리면서 터지니까 더 흥이 오르더라는...
왠지 김기영감독님의 하녀나 화녀를 보신 분들은 훨씬 재밌게 보실것 같네요.
(전 영화는 안봤고, 영화소개 프로였나 유투브였나에서 간략하게만 접했었던...)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던 영화 제작환경을 살짝 엿보는 기분이 들어서 그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의 <바빌론>이란 말이 왜나왔는지 알듯하더군요.
영화업계에 계신 분들은 더 좋아하실 거 같은....
다만 바빌론보다 훨씬 순한맛이고 꽤 가볍고 유쾌한 톤입니다.
연출이 굉장히 유려하고 미장센이 좋다는 인상과 함께 블랙코미디가 너무나 취향저격이던!
물론 송강호배우님이 나오시는 만큼 고뇌하는 감정도 오롯이 전달됩니다.
연출력과 연기력들이 역시 믿고볼만 하네요.
3파전 중에 거미집은 N차 확정일듯한...
(셋중 가장 맘에 들었음에도 유일하게 굿즈를 못챙기기도 했고...ㅋ)
[1947 보스톤]
솔직히 초중반은 생각보다 너무 별론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연들 취급이 영 좋지 않더라구요.
(특히 박은빈이나 서윤복의 친구, 다른 동료/대회 선수들, 심지어 엄마까지!)
뭔가 내용이 자꾸 튀는게 혹시 편집당한 장면이 있나?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맥이 툭툭 끊기더군요. ㅜㅜ
이대로 가다간 불호로 남겠다 싶었습니다.
어라? 근데 이 영화 보스톤에 가서부터는 각잡고 흘러가네요.
대회 직전 사건해결?부터 슬슬 시동을 걸더니...
와아... 앞의 단점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후반부 레이스가 긴장감있어서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나 봐요.
전 결과를 모르고 봐서 그런가 엄청 쫄깃쫄깃하고 두근두근한게 아드레날린이 마구 치솟더라구요.
임시완 배우는 와아아........... 진심 대단하네요. 필모도 좋고 연기력+노력이 참 멋지단 생각을!!!
신파를 싫어하지만 이작품은 촌스럽고 올드하다 느껴질 뿐 딱히 신파란 느낌은 안들었습니다.
(울보임에도 엔딩빼곤 눈물이 안났기 때문....ㅋㅋ)
후반부는 아무래도 스포츠영화+실화기반인데다 심지어 한국인이라면!!! ㅎㅎ
솔직히 레이스 중간에 개빡치는 상황은 넘 열받아서,
크레딧 올라갈때 못참고 바로 서윤복 구글링 했더니 끝에 그 단어가 같이 뜨더라구요.ㅋㅋㅋㅋ
(저처럼 이게 진짜 실환가 궁금한 분들이 많았나 봄)
개인적으로는 응원상영회?처럼 시끌벅적하게 보고픈 영화였건만...
오늘 코엑스가 한산해서 리액션이 많이 안들린게 오히려 넘 아쉬웠어요.
(앞에 어머님분이 양손을 부르르~ 흔들며 힘내~ 하시는 모습이 귀여우셨는데 그게 거의 다였던...ㅜㅜ)
참고로 "아아~~"하는 구음이 들어간 ost가 굉장히 맘에 들었음에도, 처음 등장할 땐 좀 튀었습니다.
차라리 ost 전체를 이런 국악 퓨전톤으로 맞췄다면 더 매력적이었을 거 같단 생각도 해봤습니다.
뒷부분이 또보고파서 N차가 살짝 고민되긴 하네요.
초중반 불호를 뒤엎을 정도의 뒷심인듯요.
역시 마라쏜처럼 영화는 끝까지 달려봐야 최종결과를 알 수 있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불호평을 많이 봐서 기대치를 내려놨다 생각했음에도...
선호하는 장르인지라 내심 기대를 했나봅니다.
생각보다 많이 별로였어요. ㅜㅜ
호불호와 애증이 뒤섞인 감정의 외계+인 정도를 예상했으나,
오히려 무색무취하다 느꼈던...
캐릭터의 설정은 열심히 꾸린거 같은데, 서사를 부여하지 못했단 생각이 듭니다.
그냥 보여주고 싶은 사건만 툭툭 던져서 보기좋게 쫙~ 진열해놓은 듯한 기분?
그래서 딱히 감정이입하거나 장면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반인? 이동휘 캐릭터는 너무 겉돌았고,
요즘 열일하시는 김종수 배우님도 소모적이더라구요.
임팩트를 기대했던 허준호님과 이솜님도 밋밋했던...
전반적으로 캐릭터가 다 기능적으로 소비되고,
액션도 파트별로 제각각 따로노는 느낌이었습니다.
설정은 나쁘지않았는데 재밌게 엮이질 않는...ㅜㅜ
혹시 신인감독인건가? 싶었는데 역시...더라구요.
<전우치>는 15년이 다 되어감에도 제발 2편 좀 내달라고 울부짖는 중이건만,
이건 솔직히 후속편이 나온다해도 기대가 잘 안되네요.
눈으로 그저 강동원 비쥬얼과 몇몇 참신한 판타지 장면들 구경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늘에서 그녀?가 등장할때 엄청 신박하긴 했던...ㅋ)
다만 신기한건 제가 강동원처럼 날카로운 마스크를 딱히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으로 보다보면 '와아~ 진짜 아름다운 생명체구나~' 싶으면서 묘하게 넋을 잃고 빠져드는게...
왠지 감독의 시선이 반영된 거 같더군요?! ㅋㅋㅋㅋ
예~전에 <형사> 때부터 종종 느끼는 건데 감독들은 강동원을 카메라에 담다보면 사랑에 빠지나봐요. ㅎㅎ
(심지어 <군도>를 보며 으엥? 윤종빈 감독 당신마저?! 를 느꼈던... XD)
가끔 강동원의 미모를 담는데 홀려버려서 정작 서사를 못챙기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더라는... ^^;;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열일하는 강동원의 비쥬얼!
[+플로라 앤 썬]
조토끼를 워낙 좋아해서 이영화의 2차도 같이 했습니다.
(단, 이번 헤어스탈은 영~ 맘에 안듬! ㅡㅡ 밤톨처럼 깎아놓는게 젤 이쁜데...)
매번 엔딩에선 눈물이 왈칵 터지는군요.
로맨스물을 안좋아하는데 로맨스분량이 딱 간질간질한 적정? 수준이고...
똘끼엄마+중2병아들의 얘기라 은근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같은 감독의 원스나 비긴어게인보다 전 취향상 싱스트리트나 이쪽이 더 맘에 들더라구요. ㅋㅋㅋㅋ
다만, ost의 힘은 가장 떨어지는 듯 합니다.
(중독성있게 기억에 쏙 박히는 곡이 딱히 없...)
요즘엔 코러스가 안중요하단 대사가 나오던데 일부러 그렇게 만든건가 싶기도 하네요.
후아닡~아! 후아닡~아! 왈왈왈~만 머리에 맴도는...ㅋㅋㅋㅋ
별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던킨가서 보스톤도넛 사다먹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