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버랜티 감독이 연출한 <플라이 미 투 더 문>은 우주 경쟁 시대에 놓인 광고 개발자와 나사의 발사 책임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냉전 시대가 한창이었던 6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또한 엄청났던 시절입니다. 조금 뒤쳐진 미국은 달 착륙은 무조건 소련보다 앞서야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인력과 돈을 투자해 프로젝트를 이어갑니다.
그러던 와중 미정부는 마케팅 전문가 켈리 존스(스칼렛 요한슨)은 고용해 우주선 기지로 보냅니다. 한편 아폴로11호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했던 발사 전문가 콜 데이비스(채닝 테이텀)는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정부요원이 켈리에게 찾아와 실패에 대비해 다른 공간에 달에 착륙한 아폴로11호 가짜 세트를 만들고 이를 라이브로 중계하라고 켈리에게 지시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이중생활(?)을 하게 된 켈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일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여전히 아폴로 11호에 관한 괴담, 특히 착륙이 조작되었다는 루머가 50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되는데 이 작품은 이를 정면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이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영화화가 가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두 공간, 즉 실제 달 착륙의 순간과 세트장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얽혀져 있는데 어떤 장면이 실제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 혹은 전 세계인들을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두 사람은 이를 이루게 됩니다.
소재와 주제가 흥미로운데 반한 국내 흥행은 잘 되지 못한 점이 살짝 아쉽더라고요. 무거운 주제이지만 가벼운 톤으로 접근성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