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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스코프 일반관 관람
주말 용포프 명당 관람
연휴 남돌비 명당 관람

 

시사회나 무인은 가지 않았고 영화만 감상했습니다.

 

별점은 3.5/5

베테랑1도 똑같이 3.5점을 줬고,
함께 자주 언급되는 군함도는 2점을 줬습니다.

 

평론가는 아니지만 나름 점수 매기는 기준이 있는데
어떤 영화든 기본 점수 2.5점에서 시작합니다.
눈에 띄게 좋은 점이 보이면 가산하고, 별로인 점이 보이면 감산하죠.

 

베테랑2의 경우
액션: +1
서사:  -0.5
주제의식/전달: +0.5
해서 3.5점을 줬습니다.

 

저는 액션만 놓고 보면 1편보다 월등히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3회차까지 관람한 이유도 70%는 액션씬을 다시 보고 싶어서였거든요.
호오가 갈리는 점들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에게는 그렇게 혹평을 받을 만큼 별로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서사도 엉망진창은 아니라 몰입할 만했고
무엇보다 뛰어난 액션씬, 음향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영화였거든요.
주말과 연휴 기간엔 가족 단위 관람객들과 함께 관람했는데
제가 관람했던 관에서는 주변 관객들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연세가 좀 있는 어르신들 반응은 대체로 괜찮았습니다.
저는 좀 별로라고 생각했던 개그 코드에 빵 터지시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그러니 관람 전에 다른 관람객들이나 평론가 평을 보고 포기하시는 분이 있다면
한번 보고 나름대로 자기 감상을 정리해보셨으면 합니다.

별로라고 평가하는 건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 (여기서부터 본격 감상평+스포가 있습니다) -----

 

좋게 보긴 했지만 이 영화가 혹평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 부분과 제가 좋게 본 부분 위주로 감상을 남겨봅니다.

 

 


1. 장면만 남고 흩어지는 서사

 

영화를 볼 때 서사의 완성도나 응집력을 먼저 따져서
첫 관람 후 영화관을 나오며 고민했던 것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분명 떠오르는 장면들은 많은데
따로 흩어지고 한데 모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마 1편과 다르게 서사의 줄기가 나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1편의 서사는 조태오의 범죄를 밝히고 그를 검거하는 과정으로 아주 심플합니다.
하지만 2편은 연쇄 살인범 해치를 검거하는 과정
+ 아들 학폭 문제로 불거진 가정 문제를 봉합하는 과정
이렇게 두 줄기로 나뉩니다.

 

줄기를 나눈 것은 평범한 인간이자 베테랑 경찰인 서도철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려 한 것이겠죠.
사회 문제와 가정 문제 두 가지를 모두 겪으며 
그동안 단순했던 도철의 정의관을 흔들고
도철이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관객도 답을 찾게끔 유도하려 한 겁니다.

 

그런데 이게 충분히 효과적이진 못했다고 봐요.
아들의 학폭 문제가 해치 검거 과정과 연결되긴 하지만 겉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거든요.

 

해치가 아들의 학폭 문제를 역으로 이용해 도철을 협박하고
그 과정에서 도철이 아들을 구해내며
아들이 겪던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과하며 화해하는데
이게 설득력이 없어요.

 

도철이 아들에 대한 폭행과 괴롭힘의 정도를 알아채는 부분이 없거든요.
해치가 쌍둥이폰을 이용해 아들의 상황을 알고 도철에게 말하려던 부분이 있는데
그때는 정의부장 라이브방송 때문에 출동하느라 얘기하지 못했죠.

그런데 후반에 가서는 갑자기 도철이 가해 학생의 인스타 사진에 있는 권투장 전화번호를 보고
아들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나옵니다.


경찰이니 그전에 학폭위원회 소집으로 가해 학생을 알아내고
가해 학생에 대해 따로 조사했나? 하고 관객이 임의로 추측하지 않고는
납득이 안 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버려요.
그러니 도철이 아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과하는 결말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져버리는거죠.

 

저는 악인 서사의 부족보다는 아들 문제의 서사를 보강하거나
해치 검거라는 큰 사건과 합류되는 지점을 강화시켰어야 했다고 봅니다.

 

 

 

 

2. 악역 서사의 부족

 

관람평들을 보다 보면 악역의 서사가 부족해서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저는 이걸 단점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감독도 영화 속에서 이미 답을 했죠.

 

“이러려고 경찰하는 거예요. 이유가 중요해요?
어차피 사람들은 믿고 싶은대로 믿잖아요.”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많은 극작품들이 악의 사고와 행동을 설명하려 하죠.
그런데 악이 아닌 자들이 악을 설명하는 것은 끼워맞추기에 불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반이 이해할 수 있는 시선으로, 믿고 싶은대로 악을 재단하는 거죠.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시선으로 악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야말로
악을 정당화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이 영화의 악역은 ‘악인을 살해하는 악인’이기 때문에
더욱 그의 행동을 설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도철의 말처럼 “살인에 좋은 살인이 있고 나쁜 살인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살인은 그저 살인이고, 악인은 그저 악인일 뿐
어떤 설명도 이해도 필요없다는 게 이 영화의 입장이라 봅니다.

 

 

 

 

3. 베테랑 서도철의 정의관

 

악역의 역할이 ‘악을 응징하는 집행자’이니 만큼
이번 영화의 주제는 결국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해치로 몰린 민강훈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민강훈의 차 트렁크에는 대놓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등장하죠.
그래서 주인공 서도철의 정의관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영화를 봤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베테랑’입니다.
여기서 베테랑은 좁게는 주인공 도철을 가리키는데
도철은 일하느라 바쁘고 폭력 문제에 대한 생각이 짧아

아들 학폭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가정에서는 베테랑은커녕 낙제점을 받아도 모자란 아버지입니다.


게다가 가정 문제가 터지며 일터에서 보인 베테랑의 면모조차 흔들리죠.

팀장이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데 넋을 놓고 있고
투이를 위해 스마트 워치를 신청해주는 것도 잊어버리고
아들의 신변을 볼모로 한 범죄자의 협박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갈등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결국 베테랑 경찰로서 자신만의 정의관을 관철합니다.
아직 아들의 신변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협박에 굴하지 않고 투이를 구하러 나서고
해치가 도망가며 구조물을 쓰러뜨려 정의부장이 위험해지자
해치를 쫓기보다 정의부장을 지키는 것을 우선합니다.
나중에 해치가 차 충돌로 인해 의식을 잃었을 때도
다른 피해자들과 해치를 겹쳐 보며 살리기 위해 애씁니다.

 

범인을 잡거나 죽이는 것보다 눈앞의 피해자를 지키는 것을 우선하는 것,
그게 베테랑2에서 보여주는 베테랑 경찰로서 서도철의 정의관입니다.
엔딩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이 무사한지 돌아보는 모습을 통해 도철의 정의관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지키는 것.
경찰은 왜 존재하는가. 지키기 위해.

팀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슥 지나가는 한마디죠. 시민안전.

 

이렇게 나름의 정의관을 관철하는 선한 인물이지만
도철은 분명 영웅은 아닙니다.
일에 쫓겨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나쁜 놈들은 좀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고

애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는 거라는 옛날 사고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죠.

 

영웅은 아니지만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베테랑으로서
도철의 정의관을 그려낸 것이 저에게는 훨씬 와닿았습니다.
오히려 도철을 카리스마 있는 영웅이나 대단한 인물로 그렸다면
그의 정의관에도 주제의식에도 공감할 수 없었을 겁니다.
분명 아쉬운 점은 많아도 결말에 이르러 고개를 끄덕이게 했으니
저는 베테랑2가 괜찮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번외) 좋았던 장면

 

계단씬이나 옥상씬 등 액션씬은 말할 것도 없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몇 번이나 다시 보고 싶을 정도여서 N차를 했죠.
그 외 좋았던 장면은 엔딩에 아들과 도철의 얼굴이 한번씩 비춰질 때입니다.
둘 다 왼쪽 눈이 퉁퉁 부어 더 닮아보이는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화해하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비록 그 장면에 이르기까지의 서사는 부족했지만요.

 

어차피 완전히 깨끗한 결말을 내기 힘든 문제로 시작한 영화여서
이 정도로 일단락되는 게 억지스럽지 않고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3편은 안 나와도 될 것 같아요.

나와도 해치 서사는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해치 서사를 기대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굳이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phantast

돌비 애호가입니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찬란 2024.09.17 13:50

    쿠키를 보니 박선우의 서사가 3편의 큰 줄거리가 될것 같더군요
    박선우는 왜그랬을까의 궁금증이...
    류승완 감독이 2편에서 박선우를 전면에 부각시켰지만 서사를 풀지 않은게
    3편을 염두에 둔 큰그림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 @찬란님에게 보내는 답글
    phantast 2024.09.17 15:27
    굳이 싶었지만 그렇다고 저도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고 3편을 염두에 두고 그랬을 수 있겠단 생각도 했습니다.
    아마 나오면 나오는대로 보러가긴 할 거 같네요.^^
    그래도 베테랑2와는 또 다른 영화, 또 다른 그림을 보고 싶은 게 제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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