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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손_스틸_1.jpg

 

영화 장손은 3대가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한 대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영어 제목인 'House of the Seasons'의 뜻 그대로 세번의 계절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점점 더 얽히고 무거워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충돌, 가부장제로부터 비롯된 남녀차별 등, 영화는 과거 세대의 전통 혹은 악습이라고도 불리는 것들을 끊고자 하는 무언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남아선호사상에서 비롯된 말년이라는 이름을 가진 할머니의 죽음이 균열의 도화선으로 작용하는걸 보면서 어쩌면 이 집안의 실질적인 주축은 할아버지를 비롯한 남성들이 아닌 여성들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얼핏 보면 대가족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가족 개개인을 통해 한국의 아픈 근현대사와 차별, 갈등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초반과 후반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데, 개인적으로는 후반부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가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담담하게 그렸지만 마음 한켠이 답답해지기도 하고...

 

제사를 자주 접해서 그런가 초반부는 정말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더라구요. 특히 장례식 장면이 작년에 할머니 보내드리면서 봤던 모습들과 너무 똑같아서 눈물이 좀 나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한국이기에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래 봤던 한국 영화들 중에서 제일 만족스럽게 관람했어요.


profile 박재난

세미는 뽀미에게 물린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손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샤워를 한다. 엄마는 예의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다 큰 딸의 상처에 주방용 랩을 대충 감아주었다. 세미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세미는 조이와 단둘이 마주보고는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친다. 세미는 그 말을 또렷이, 아주 정확하게 반복했다. 눈치 없는 아빠는 세미의 방으로 쳐들어와 조이에게 아빠 해봐, 아빠 잘생겼다! 같은 말들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세미는 아빠를 내쫓고는 조이에게 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우리는 세미가 잠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씩 아주 서서히 주변의 소리도 시야도 사라지는 그 모습을. 오늘 하루 세미에게 좀처럼 찾아오지 않던 평화가 드디어 찾아오고 있음을. 설레는 마음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뒤로 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잠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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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로로 2024.09.21 00:48
    처음 아트하우스 진으로 선정되었다는 거 알았을 때 의아하기도 하고 한국영화 하나는 의미있게 넣으려고 하나보다 생각했는데 뚜껑 열어보니 선정될만한 가치있는 영화였어요. 2회 관람하였는데 두 번 다 참 잘만들었단 생각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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