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습니다. 눈으로 즐긴 만화 일러스트나, 상상 속에 머물던 이미지가 현실이 된 것이죠. 이후 시리즈는 반등과 쇠락을 반복하고, 또 다른 8번째 작품을 선보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유치하고 촌스러워도 재밌는 영화와 그렇지 못한 영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트랜스포머 ONE>은 진부함과 단조로움이 만나 구색만 맞춘 결과물로 느껴졌습니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포함해 D-16이 메가트론이 되고, B-127이 범블비로 진화할 것이라는 정해진 지점만을 향할 뿐이죠.
계속되는 우연과 요행이 아니라면 이야기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행성과 영웅들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는 모험 정도에, 특정 시점 이후 D-16만 이질적인 적개심을 품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사이버트론이 갑작스레 오토봇과 디셉티콘 진영으로 분열되는 것 또한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소소한 잔재미와 유치함을 떠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니, 정해진 결과에 영화 전체가 쓸려갑니다. 애정 하시는 분들도 많고, 호평이 주를 이루니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트랜스포머 ONE>의 “변신“은 그 이상과 이하의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 무위(無爲)에 가깝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편은 완전히 리부트 되면서 캐릭터는 같지만 내용은 기존 시리즈들과 전혀 달라졌죠.
덕분에 불필요한 인간 캐릭터들이 안나오는 건 좋았네요.
애초에 장난감 팔기 위해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시리즈라 내용보다는 변신하는 로보트들이 나와서 치고 박는다는 부분이 포인트인 영화니 내용에 기대를 한다면 실망할 수 밖에 없죠.
이건 마이클 베이 실사판에서도 마찬가지였던 부분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