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 폴리 아 되에서 “폴리 아 되”의 4가지 의미 (출처 : 이동진의 언택트톡)
부제인 “폴리 아 되(Folie à deux)”는 공유정신병적 장애, 공유된 망상을 뜻합니다. 이 부제는 영화전체를 관통하는 단단한 키워드로 자리잡는데요. 여기서 망상을 공유하는 되(두명,deux)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각각 다양한 주체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1. 아서와 리(할리 퀸)
공유된 망상, 환상으로 가장 대표되는 것이 어쩌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우연으로 만난 관계를 운명이라는 환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1편에서의 소피와의 사랑이 조커 본인 혼자만의 망상이었다면, ‘리’는 소피와 같은 포즈를 취하며 조커 눈 앞의 현실로 등장합니다. 이윽고 다양한 뮤지컬 넘버를 통해, 장르 특성상 이질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을 주며 환상, 즉 폴리 아 되라는 느낌을 강하게 심어줍니다. 하지만 결국 각자의 환상이 달랐던 것으로 밝혀지며, 공유된 환상은 깨지고 다시 각자의 현실로 돌아갑니다.
2. 조커와 아서
“Me and my shadow”라는 제목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보인 것 처럼, 어쩌면 이야기 전체적으로는 “폴리아되”에서 “되”를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두 주체는 조커와 아서 본인일 겁니다. 아서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폭력과 방관으로부터 버팀목이 된 유일한 것은 망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망상은 점점 폭발시키며 1편에서 본 것처럼 ‘조커’가 되죠. 하지만 2편에서는 조커가 아닌 무기력한 ‘아서’로 시작합니다. 이는 ‘조커’를 사랑하는 ‘리’를 만나면서, ‘아서’는 어쩔 수 없이 담배를 피면서 조커’를 다시금 꺼냅니다. “That’s entertainment”라는 노래와 함께, 법정에서 점점 ‘조커스러움’을 드러내며 마치 1편의 생방송 머레이쇼처럼, 생방송 법정을 무대로 두고 한편의 ‘엔터테인먼트’, ‘쇼’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조커’가 하는 농담들은 자신의 친구인 개리를 공포에 떨게하며, 자신을 추앙하는 교도소 동료 ‘리키’의 끝처럼 죽음을 부를 뿐이었습니다. 이후 아서는 최종 재판에서 일반 복장을 한 채,조커를 부정하며 ‘폴리 아 되’는 역시 깨지게 됩니다.
3. 조커와 가짜 조커들
1편에서의 후반부, 아노미 상태의 밤거리에서 조커를 발견하는 조커의 팬들(가짜 조커들)을 반기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는 2편에서도 비슷하게 있는데요. 법정에 폭탄테러가 일어난 후, 조커의 팬들은 조커를 꺼내 구출합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아서가 조커임을 거부하면서, 팬이 태워준 택시를 나오고, 가짜 조커들 중에 한명이라고 볼 수 있는 ‘리’에게서도 이별을 당하는, 즉 공유된 망상(폴리아되)가 깨지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4. 조커(1편)과 조커;폴리아되(2편)
1편과 2편(폴리아되)는 다른 영화들의 속편과 달리 그저 이야기의 연속성으로서의 기능뿐만아니라, 부분적으로는 1편과 대립하거나, 심지어 부정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1편에서의 엔딩은 조커의 승리로 끝나면서, 영화가 주는 병적인 쾌감과 카타르시스는 사회적인 큰 논란과 비판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감독 토드필립스는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입장이 상당히 바뀐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1편 속의 내용은 사실 이런 내용이었어~ 관객들 중 일부는 1편을 오해한거야~라는 얘기를 하고싶어서 속편을 만든 것 처럼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서가 조커를 부정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는 충격적인 엔딩을 보여줍니다. 법정영화라는 장르의 필연적인 특성상 과거의 상황을 반추하게 되어있는데, 마치 1편을 다시 꺼내서, 모호했던 측면들을 명확히 정해주고, 해설해주는 듯한 느낌까지 주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조커;폴리아되>는 굉장히 독창적인 야심찬 속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