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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재희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가는 흥수가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입니다.

 

사실 개봉 전까지 헤테로를 다룬 영화인 줄 알았다가 둘은 친구사이고 퀴어물이 섞여있다는걸 시사회 후기때 처음알게 되었는데요, 두 주연 배우의 사랑 이야기로 생각하고 보러오신 분들은 적잖이 당황하셨겠구나 싶을 정도로 정반대의 스타일입니다.

 

별개로 영화는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최근 몇년간 퀴어를 다룬 국내 작품들 중에서 '이렇게 즐겁고 유쾌하게 본 작품이 있었나?' 싶었어요. 단순히 퀴어 소재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전개라는 점도 참 좋았습니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재희와 흥수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금 가져야할 시각은 무엇인지, 그 방향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조금은 작위적이고 부담스러운 연출이 종종 나오지만, 가끔은 이런 작품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s. 김고은 배우는 정말 매 작품마다 작두를 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기력이 정말 좋네요...

 

 

IMG_5301.jpeg

 

조커: 폴리 아 되

 

조커 1편 이후 아캄 수용소에 갇혀 재판을 진행하는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1편 개봉 이후 영화 속 조커에 공감하며 자신 또한 그렇게 조커라고 여기는 인셀들이 많아졌습니다. 모방범죄가 몇번 일어나기도 했구요. 저 또한 1편의 흡입력에 강하게 매료됐었고, 상당히 재밌게 봤지만 이와 별개로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 만큼은 어느 영화들보다 위험했다고 생각합니다.

 

2편은 인셀들, 많은 관객들이 기대했을 조커의 광기 어린 모습과 고담시를 다시 혼돈에 빠트리는 장면들 대신 흐름을 끊는 수 많은 뮤지컬 장면들과 이리저리 치어다니는 아서 플렉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리즈 전체의 주제를 다시 정립합니다.

 

 

 

 

(이하 스포일러)

 

 

 

 

 

시리즈 내내 아서가 원했던건 세상을 지배하는 광기가 아닌 그저 자신을 향한 관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담시의 시민들, 그리고 관객들의 관심은 아서가 아닌 조커에게 향합니다. 그저 조커라는 인물이 도심을 뒤엎고 폭력으로 지배하길 원하구요. '공유정신병적 장애'라는 뜻인 폴리 아 되가 이 작품의 부제인 것도 이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을 불태우자는 추종자들의 대화, 조커는 없다는 말을 듣고 자리를 박차는 할리의 모습을 통해 세상이 아서에게 무관심 했는지와 동시에 조커만을 원했다는걸 보여주고, 아서를 죽인 뒤 자신의 입을 찢으며 웃는 사이코패스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조커의 탄생을 알리는 듯한 연출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폴리 아 되라는 부제가 정말 찰떡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정말 재미가 하나도 없습니다. 뮤지컬 장면이 중간 중간 몰입을 끊거든요. 근데 자꾸 끊어서 짜증난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나도 아서가 아닌 조커를 원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냥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 불호의 평이 정말 많은데 개인적으로 작품이 말하는 메시지 만큼은 1편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IMG_5300.jpeg

 

와일드 로봇

 

드림웍스의 신작이자 자사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마지막 작품입니다. (이후 작품들은 다른 제작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제작)

 

예고편만 봤을때는 예전 오버워치 1편의 시네마틱 영상인 '마지막 바스티온'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했는데, 까보고나니 더 대단하고 감동적인 작품이였어요... 로봇과 자연의 공생을 다루는건가? 했는데 이렇게 슬픈 가족 이야기였다니... 갑자기 훅 들어와서 펑펑 울었습니다.

 

작화도 정말 좋았고 특히 성우들이 생각보다 훨씬 화려하더라구요. 엔딩크레딧 보는데 익숙한 이름들에 당황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정말 재밌었습니다. 로봇 드림과 트랜스포머 원을 이을 올해의 로봇 영화...

 

ps. 드림웍스의 (사실상) 마지막 영화인걸 알고 봐서 그런가 드림웍스 인트로에 캐릭터들 나오는데 찡하더라구요... 최근에는 좀 부진했지만 전성기에는 디즈니 못지않은 최고의 애니사였는데... 


profile 박재난

세미는 뽀미에게 물린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손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샤워를 한다. 엄마는 예의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다 큰 딸의 상처에 주방용 랩을 대충 감아주었다. 세미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세미는 조이와 단둘이 마주보고는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친다. 세미는 그 말을 또렷이, 아주 정확하게 반복했다. 눈치 없는 아빠는 세미의 방으로 쳐들어와 조이에게 아빠 해봐, 아빠 잘생겼다! 같은 말들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세미는 아빠를 내쫓고는 조이에게 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우리는 세미가 잠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씩 아주 서서히 주변의 소리도 시야도 사라지는 그 모습을. 오늘 하루 세미에게 좀처럼 찾아오지 않던 평화가 드디어 찾아오고 있음을. 설레는 마음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뒤로 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잠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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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페로 2024.10.07 15:05
    리뷰 잘봤습니다. 세편의 감상이 저랑 비슷해서 더 공감가는 리뷰였어요. 작년 최애 애니가 장화신은 고양이였고 최애 캐릭은 투슬리스인데 드웍 마지막 작품이 와일드로봇이라니..알고나니 뭔가 더 짠해지네요. 주말 용산 꽉찬 상영관에서 보는데 어른 관객들도 울고 아이들은 오열하고 뭔가 다같이 만족스런 관람을 한거 같아 더 기분좋은 영화로 기억될거 같아요
  • @페로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4.10.07 20:28
    저도 작년 장화신은 고양이를 정말 재밌게 봐서 이제 드림웍스가 다시 폼을 찾아가나 싶었는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너무 아쉬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스더8 2024.10.07 20:20
    리뷰 읽고 와일드 로봇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 @에스더8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4.10.07 20:28
    이번주 굿즈까지 같이 받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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