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조커 2 보기 전에 워낙 악명이 자자한지라... 볼까 말까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일단 포스터가 이쁘고, 이동진 평론가님 평점이 좋아서 보기로 결심했는데요. 큰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저는 괜찮았습니다. 노래가 많긴한데 노래를 잘 불러서 생각보다 노래 나오는 게 나쁘지 않았어요 ㅎㅎ (다만, 뒷자석에 어떤 분은 코골더라구요ㅠㅠ)
확실히 감독이 전작 조커 1의 이야기가 영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의 다소 폭력적인 목소리로 전달된 것에 대해 죄책감 같은 것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조커 1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소시민이 존재하는 디스토피아를 꾸미고, 조커의 탄생이 영화에서만 가능한 사건으로 말하고 싶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현실의 소시민들에게 공감과 해소감을 일으키면서 폭동이나 과격 시위로 번질 것 같은 분위기에 두려움을 느낀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결과 조커 2에서 아서 플렉은 자신의 그림자(조커)와 갈등 속에서 아서 플렉을 선택하는 내용으로 이어지죠. 왜 조커를 포기하고 아서 플렉으로 남았는가 하면, 감옥 속에서 조커를 변호하던 감방 동료가 간수에게 목이 졸려 죽으면서 아서는 결국 죽음(사형)이라는 원초적인 공포를 느끼고,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자 조커를 포기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결말에 사이코패스인 죄수에게 칼에 찔려 사망하게 되는데요. 아서가 쓰러진 뒤, 이 사이코패스는 아서를 찌른 칼로 자기 입을 찢습니다(아서 뒤로 흐릿하게 묘사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고 감독이 아서 같은 평범하고 불우한 소시민은 조커 같은 악당(악의 상징)이 될 수 없고, 선천적 사이코패스 정도는 되어야 조커가 될 수 있다. 너희들 대부분은 조커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여태까지 관객들이 보았던 아서 플렉은 조커가 아니였고, 아서를 죽인 죄수는 조커가 될 수도 있는 여지가 있겠네요. 제목을 처음부터 아서 플렉으로 지었으면, 조금은 관객들의 실망이 덜했을까 싶기도 합니다ㅠㅠ.
이스터에그로는 법정이 폭파될 때, 검사인 "하비 덴트"의 얼굴 반쪽이 불타있더라구요. 검사 이름이 하비 덴트이길래 계속 눈여겨 봤는데, 이렇게 투페이스가 되는 디테일까지 넣어두어서 반가웠습니다.
영화의 단점으로는, 제 생각에는 노래하는 부분은 전부 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리와 탈출하는 부분은 기사로 나오는 현실이길래 어떤 지표를 따라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ㅠㅠ 혼돈, 혼란이 조커의 이미지이긴 한데.... 리와 ㅅㅅ하는 부분도 현실이 맞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상식적으로 간수들이 독방에 리를 보내줄리가 없어서 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후반부 법정에서는 자연스럽게 리가 조커에게 임신했다고 하니, 애초에 리의 존재와 리에 대한 여러 인물들의 언급 자체가 망상인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보는 데 혼란스러워서, 조커 1과 반대로 조커 2는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해소감을 의도적으로 막아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