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정확히 4년 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야심차게 선언한 '멀티버스 사가' 작품들은 딱 두 작품 빼곤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그 두 작품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였는데... 아무튼 이 두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위화감과 피로감으로 인해 너네가 말하는 멀티버스가 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한건데? 라는 반항심까지 생겨버렸고 이 영화를 끝으로 <데드풀 3>가 나올때까지 MCU 영화와 결별하기로 굳게 다짐하고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이것은 문을 열려는 영화가 아니라 문을 닫으려는 영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스즈메의 문단속>을 설명할 때 했었던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 가오갤 3를 보면서 이건 문을 닫으려는 MCU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딘가 모자라지만 착한 우주 최강 바보들이 농담도 치면서 자신들에게 닥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역동적인 화면의 액션신도 준비되어 있어(MCU 작품 최고 액션신 중 하나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쾌감도 준수하고요.
이번엔 '로켓'을 중심으로 한 주인공들의 모습과 이들과 대립하는 악역들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전개는 조금 산만해서 정신없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와중에도 빛을 발하는 가오갤3의 최고의 장점은 각각의 캐릭터의 서사에 마침표같은 쉼표를 찍는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인물에 대한 사랑과 감동이 느껴져서 간만에 호불호가 없는 MCU 작품이라 하고 싶네요.
저 또한 쉼표를 찍는 이번 영화를 보면서 당분간 MCU 작품을 보는 것에 쉼표를 찍을려고 합니다.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