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무코엔 글이 안 올라오네요. 기생충과 결이 같으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푼 영화입니다. 그런 류를 좋아하시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영화의 공간은 손님의 말이라면 무조건 예스 써, 예스 맴 해야 하는 초호화 요트입니다. 어느 날 부자 손님 중 하나가 '너네도 놀라'고 명령하고 요트의 직원들은 명령에 따릅니다. 그 사이 음식은 상해가죠. 코미디언 박영진씨 유행어처럼 '소는 누가 키우나 소는~' 상황인 겁니다.
호화 만찬 시간이 되고, 상해버린 음식들이 예쁘게 치장되어 부자들에게 제공됩니다. 이 예쁜 똥들을 먹고 부자들 표정은 썩어 가지만 이를 내색하지 않는 것이 에티켓이라 배운 그들은 말끔히 접시를 비워냅니다.
한편 이 배의 선장은 우울증 폐인인데 그 이유는 그의 본래 사상이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패배한 자신의 사상을 매일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구 소련 출신 남자였습니다. 그는 생산수단을 소유하여 부자가 되었지만, 그를 부자로 만들어 준 이 세상이 여전히 웃깁니다.
개그코드가 통한 그들은 웃긴 자본주의에 대해 방송을 켜고 떠들기 시작합니다. 폭풍우 속에 핸들을 놓은 요트가 방랑합니다. 부자 손님들은 식중독에 떡실신이 되어 구명조끼를 입은 채 그들의 방송을 강제로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이 밤새 쩌렁쩌렁 울린 탓에 해적에 위치가 노출됩니다. 요트는 부자 손님이 만들어 낸 공산품에 의해 파괴됩니다. 원시의 상태로 환원된 생존자들. 유일하게 해녀질을 하고 그것을 음식으로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은 영화 내내 등장했지만 엑스트라일 뿐이었던 메이드였습니다.
그녀는 이제 이 섬의 주인입니다. 자신이 만든 음식에서 50%를 차지할 때, 나머지 사람들이 이건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불과 하루 전까지 그들이 속한 시스템에선 그들이 누렸던 자리였으니까요.
영화는 아직 결말이 남았지만 너무 써버리면 스포 중에 스포니까 (다 말해놓고는??)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정말 강추하는 영화입니다!
참고1) 왜 삼각형이 슬플까요? 영화에서 뜻을 말해 주기도 하지만 중의적 표현 같습니다. 계급도는 삼각형 모양이니까요.
참고2) 사각형으로 황종상 한번, 삼각형으로 황종상 한번, 총 두번 타신 아직도 제가 이름을 못 외루는 스웨덴 감독님 참 대단합니다! 다음엔 동그라미로 또 한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