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다녀왔던 무코 시사회 후기 입니다. 뭔가 거창하게 써야할거같아 계속 미뤘는데.. 그다지 거창하진 않네요. 일단 다른 무코님들 이야기 처럼, 영화 시작 전에 영화를 수입하는데까지 대표님의 많은 애정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 알게되니, 관람을 더 의미있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눠주신 초코파이도 영화를 보고나니 더욱 특별하고, 달콤했습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를 무척 잘 소화한 주연 배우 캐스팅, 절제하는 대화, 섬세하게 보여주는 연기와 분위기, 아일랜드의 풍경이 빛을 발하는 영화 입니다.
시놉시스
아일랜드의 작은 시골, 가난한 집에 사는 어린 소녀 코오트는, 엄마가 출산을 준비하는동안 신경쓸 아이를, 그리고 입을 하나 덜기 위해 엄마의 친척 부부 (에이블린, 션) 에게 맡겨진다. 거기서 코오트는 집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시놉시스에서 코오트와 이 친척부부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정이라는 표현이 좀 의아했는데, 영화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코오트 라는 캐릭터는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아끼지 않는 부모와 가족을 말없이 견딥니다. 힘들다고 울지 않고, 투정부리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말을 건네줄 사람도,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코오트 역을 맡은 캐서린 클린치의 분위기와 표정에서 느껴지는, 말 없이 보여지는 어떤 체념의 눈빛, 몸짓은 성인배우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뿐 아니라 너무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 캐릭터의 무게를 너무나 적절하게 잘 표현했습니다. 처음부터 끝 까지.
그런 코오트를 여름방학 동안 맡게되는 친척부부 에이블린과 션은 코오트를 만나, 코오트와 대화하기 위해 키를 낮추고, 눈을 맞춥니다. 아이라고 무시하거나 하지 않으며 코오트에게 당신의 생각을 물어보고, 경청하고, 존중합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한 집에서 같이 지내며, 여러 일들을 경험하고 가까워집니다.
여타의 영화에서 보이는 극적인 전개는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결코 작지 않은 사건, 감정들을 품고 있지만 가볍게 보여주거나 가볍게 말하지 않습니다. 마치 영화 속 에서 해악과 같은 말을 쏟아내는 몇몇 인물들이 되지 않겠다는 듯 대사 대신 캐릭터의 행동으로 애정을 보여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침묵할 기회를 놓쳐 많은 것을 잃었단다"
그래서 함부로 말하고 물으며 어떤 상처를 헤짚은 후에 이 대사는 작지 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코오트를 향한 몇몇 인물들의 형편없는 말보다 코오트를 향한 에이블란과 션의 깊은 애정과 배려가 더 강한 힘을 가짐으로서 인상깊은 엔딩을 만듭니다.
'아무말 없이 가장 크게 말한다' 는 워싱턴 포스트 의 평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요란하지 않지만 깊고 따뜻하게 보여주며, 시끄럽지 않음에도 가슴을 크게 울립니다. 얼핏 누군가에게는 무미건조할 수 있으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들이 덧없는 말보다 더 많이 주고 받은 깊은 감정들이 얼마나 따뜻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그로인해 이 영화가 특별함을 알 수 있을 것 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