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번역가는 생각보다 재밌는 구조를 가진 밀실 추리극입니다.
닫힌 공간에서 인물들간의 갈등이 폭발하는 구도를 가진 이야기이며 각자의 이야기들 중 흥미로운 부분들이 꽤 많은 작품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번역가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등장하는 수많은 언어를 구별한 점입니다.
오프닝에 나오는 언어별로 색깔을 달리한 자막을 만들었다는 공지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배우진도 탄탄해서 전체적인 밀도도 괜찮았고, 영화의 구성이 무리없이 흘러가는 점도 맘에 드는 추리극이네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풀어지고, 그것을 받치는 메인 갈등이 후반까지 극을 이끄는 어쩌면 전형적인 애거서 크리스티식 추리지만 이런 시도는 반갑네요.
OST도 극을 풍성하게 하고 배우보는 재미도 꽤 좋은 영화였습니다.
올가 쿠릴렌코는 자기 몫의 시선을 제대로 끌어가고, 알렉스 로더는 의뭉함을 재대로 보여주더라구요. 리카르도 스카마르시오를 산티노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봐서 좋았습니다.
에두아르도 노리에가가 평소 이미지와 다른 역할이라 후반 클로즈업까지 전혀 눈치를 못챘네요. ㅎㅎ
고전 추리극 형태를 꽤 흥미롭게 다시 만나게 하는 영화라 참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