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의 호평, 출연 배우들때문에 기대하고 봤는데 저도 역시나 좋았습니다. 기대할만했네요.
재난영화라기보다는 재난으로 인해 하나만 남아버린 아파트를 소재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매력을 살리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 분열된 현대 인간 사회를 그린 블랙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빠르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탄탄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 (특히 이병헌, 김선영 배우)도 다들 좋았고 몰입감을 주는 여러 인물들의 상황 변화와 이야기, 공들인 듯한 조명과 세트장도 좋았습니다. 영화가 대체로 진지하고 칙칙하고 우울한 분위기지만 흐름을 깨지 않을 만큼의 유머코드가 약간씩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한국 영화도 여태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많이 그려낸 만큼 이야기나 갈등 자체가 신선하다고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디테일과 완성도를 가다듬으면서 억지스럽거나 작위적인 장면들을 줄이고 그럴법한 상황들을 던져주면서 보는 내내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같은 현실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해서 좋았습니다. 보고 나면 약간 불편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영화에서의 인물들의 심리 묘사, 대립 구도 등이 현실감있고 설득력 있었습니다. 이상과 현실을 대비하는 몇몇 장면의 미장센도 인상깊었고 제 기준으로는 수위가 크게 쎈 부분은 없었습니다.
올해 본 한국 상업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은 완성도였고 정가로 봤어도 크게 아깝지 않았을 것 같네요. 대중성이나 접근성이 여름 텐트풀 한국 영화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한국도 이런 영화가 좀 흥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는 꼭 당하고 보지 않는게 좋겠고 특별관까지는 굳이? 싶네요.
김선영 배우님의 역할이 전에 나오셨던 영화 <드림팰리스>가 생각이 안날 수가 없는데 묘하게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났습니다.
별점 : 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