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
1930년대 소련의 비밀경찰 조직 NKVD에 근무하던 볼코노고프 대위의 탈출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제목만 보고 추격전, 탈출극이 주는 액션,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를 기대하신다면 약간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몇몇 장면들이 굉장한 몰입감을 주지만 비중이 많지는 않고 호흡이 살짝 느린면도 있는데다가 주인공을 포함한 여러 인물들의 내적 갈등과 심리 묘사에 더 중점을 둔 영화입니다
보기만해도 숨이 턱턱막히는 스탈린 대숙청 시기를 간접 체험했다할정도로 영화 내내 깔려있는 우울하고 섬뜩한 분위기가 주는 압박감이 인상적이고 인간성과 도덕성이 상실된 잔혹한 장면과 어두운 시대적 배경을 보여준 미장센과 연출이 좋았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에게 중간 중간 사용된 플래시백은 깔끔하면서도 영화에 더욱더 몰입하게 해주었으며 끊임없이 구원과 용서를 갈구하는 주인공을 통해 거대한 시스템에 잠식된 개인 내면의 혼란과 성찰을 보여주면서 철학적인 메세지도 던집니다. <6번 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유리 보리소프는 이번 영화에서도 대단한 열연을 보여줘 영화에 강렬함과 흡입력을 더했습니다.
별점 : 4 / 5
<강변의 무코리타>
각자의 아픈 상처를 안고 사는 고독한 사람들이 작은 환경에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기승전결이 명확하기보다는 여러 사람들 일상의 한 부분을 들춰보는 느낌이고 잔잔하면서 소소하고 현실적인 이야기와 인물을 그려내서 드라마틱한 전개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영화가 의외로 늘어지지는 않습니다. 서로가 친해지는 과정에서 과거 자신의 이야기, 성장 배경을 고백하면서 생기는 행동 변화와 그로 인한 몰입감도 좋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유머 타율도 좋았습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인만큼 음식을 먹는 장면, 요리를 하는 장면이 많으니 공복에는 보지 않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마을 사람들의 연대과 이해를 통한 치유을 그리면서도 의외로 삶과 죽음, 그 이후라는 무거운 주제도 품고 있습니다. 보면서 일본 영화 <굿바이>(2008)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각박한 현대 사회와 혐오에 지친 분들에게 담백하게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이고 개인적으로는 올해 봤던 일본 독립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별점 : 4.2 / 5
오늘 본 영화 둘다 좋았고 예술 영화나 아트하우스 자주 보러 가신다면 추천드립니다
저도 오늘 탈출기(?) 보고 왔는데..
포스터만 보면 완전 스릴있고 속도감 있을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애절하더라구요. 구원을 바라는 남자, 그 결말은 음..
굿바이에서 장례관련 일을 하는 주인공이 나온걸로 기억하는데, 무코리타에서도 비슷한 인물이 나와서 더 생각이 나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