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롸입니다.
영화 '어파이어'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일종의 '부화'이자, 엄밀히 말하면 '탈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공간과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미숙한 '개인'이
본인을 둘러싼 단단한 껍데기를 인지하고 스스로 깨고 나올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
마치 애벌레가 본인의 허물을 탈피하여 나비가 되어 어딘가로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펫졸트 감독의 이전 영화들을 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영화를 온전히 느끼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장 이상적인건 얼마전 CGV에서 진행한 기획전 영화들인 옐라, 열망, 바바라, 피닉스, 트랜짓, 운디네를 먼저 보시면 좋을거 같고
그게 어렵다면 '피닉스'와 '운디네'만큼은 보시고 '어파이어'를 보시면 펫졸트 감독 특유의 은유를 좀 더 잘 보시리라 생각됩니다.
영화 '어파이어'에서는 '고립된 공간 속에서 나를 마주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성장'을 매우 은은하게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탈피하기 위해서는 '경험'이라는 '죽음'이 필요하다고
펫졸트 감독이 청년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상 깊게 본 부분을 말해본다면
파울라 베어가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집 '로만체로'에 '아스라'를 2번 낭독하는 장면을 꼽고 싶은데요
하이네의 시가 춤을 추는 느낌이라 꼭 곱씹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어파이어'는 보는 관객의 감정을 천천히, 하지만 뿌리까지 불태워버리는 거대한 산불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진한 레드 와인처럼 천천히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부화, 병아리모드를 거쳐 불새가 되었다고 생각하는지라...
저도 어파이어와 피닉스는 맞닿은 지점이 많다고 여겨졌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