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4202556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금방 관람하고 나서 잊기 전에 후기 써봅니다.  

영화 '더 킬러'는 제목 그대로 킬러에 대한 영화입니다. 이런 류의 소재는 거슬러 올라가면 '사무라이'의 차가운 킬러부터 최근에는 아메리칸이나 리미츠 오브 컨트롤 같은 변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져 왔습니다. 이 영화는 후자의 영화들처럼 수정주의(?)적 관점에서 소재를 다룹니다.

 

 영화를 한마디로 나타내자면 내추럴 본 킬러가 아닌 자의 악전고투입니다. 주인공은 킬러로서 모든 테크닉을 갖추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 냉정한 심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영화 내내 이 인물은 심박수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핀처 감독은 다양한 장치로 이러한 부분을 흥미롭게 그려냅니다.

 우선 주연인 패스빈더부터 얘기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 배우가 주로 맡는 역들은 감정을 누르고 고뇌하는 타입이지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쪽은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이 영화의 제목과 포스터를 처음 접했을 때 즉각적으로 냉철한 킬러 이야기라고 기대하게 만듭니다. 사실 이 영화도 표면적으론 그렇게 보일 여지가 있지만 여기서 감독은 재밌게도 나레이션을 도입합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목소리가 자리하고 특히 초반 시퀀스는 이 나레이션이 핵심입니다. 과묵해보이는 이 남자는 속으로 많은 말들을 합니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들을 따라가다보면 이 말들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할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영화의 중반부분부터 이 부분이 명확해지죠. 동정은 나약함, 계획에 집중. 사실 상 자기 최면에 가까운 얘기들로 중요한 순간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 말들을 해야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가 실제로는 주변 상황에 잘 휘둘리고 동정심이 많은 감정적인 사람이니까요. 사실 그가 복수에 나서는 순간부터 그 여정 중간 중간에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이 외적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이 킬러는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기 최면 뿐 아니라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으로 이완하고 왓치로 끊임없이 심박수를 체크합니다. 이와 더불어 집중을 위해 그가 애용하는 건 음악입니다. 영화 내내 이 킬러가 애청하는 스미스의 명곡들이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그 음악이 차분한 클래식이 아니라 신나는 쟁글팝인건 차치하고서라도 그 밴드가 스미스란건 신기합니다. 질풍노도 시기의 사춘기소년이 쓴것 같은 모리세이의 감성적 가사들은 감정을 흐트리지 정리하게 할 것 같진 않거든요. 어쩌면 이 가사들은 흔들리는 킬러의 마음을 대변하는 걸지도 모르지요.

 

 핀처 감독의 경우 넷플릭스의 방임주의 정책이 잘 맞는지 좋은 영화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다음 영화도 기대되네요. 이상 더 킬러 후기였습니다.

IMG_2527.jpeg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너 이거 읽으면, 나랑 댓글 다는거다?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89941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808240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file admin 2022.08.18 1140943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43975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522383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600833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8] file 카시모프 2024.10.17 37326 15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54892 26
불판 10월 22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23] update 너의영화는 11:33 6045 26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60] update 아맞다 2024.10.18 47027 45
이벤트 U+tv 모아 10일이상 출석하면 커피가?! 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2024.10.02 135339 13
영화잡담 수술로 베놈 개봉일에 ㅜ [3] new
00:56 391 6
영화잡담 (스포) 보통의 가족.. 기대를 했는데, 하~.. 후~~ [8] new
00:19 515 0
영화정보 룩백 28만명 넘었네요 [6] newfile
image
00:17 344 3
영화잡담 베놈 : 라스트 댄스(포토플레이용) newfile
image
00:03 339 0
영화잡담 10월 21일 박스오피스 [1] newfile
image
00:01 523 4
후기/리뷰 옆동네 베놈 라스트댄스 후기 (바로 아이맥스로 보러갑니다) [10] newfile
image
23:40 1083 5
영화관잡담 남돌비 G열 정중앙 VS H열 중블 통로 [9] new
23:14 287 1
영화잡담 제작비가 3억불 이상으로 추정되는 영화들 [5] newfile
image
23:13 532 5
영화잡담 와일드 로봇 보고올게요.. new
23:11 173 2
영화잡담 비긴어게인, 노트북 재밋네요. [1] new
23:10 198 1
영화잡담 블루 자이언트 <이번 재개봉은 차원이 다른 영화입니다...> [8] newfile
image
23:09 902 7
영화잡담 왓챠피디아와 결혼, 하겠나..? [11] new
22:44 737 3
후기/리뷰 <더 커버넌트>+<스마일2> 리뷰 [2] newfile
image
22:16 307 3
영화정보 베니스 감독상 [The Brutalist] 공식 포스터 newfile
image
22:00 274 2
영화관잡담 야구 서스펜디드면 CGV가 제일 골치 아프겠네요 [27] new
21:53 1477 9
후기/리뷰 스마일2 후기) 제가 본 공포영화중 제일 끔찍하고 무섭네요 [4] new
21:47 576 7
영화잡담 메가박스는 글래디에이터2 일부 지점 벌써 열렸네요 new
21:34 442 0
영화관잡담 메가박스는 당.원.영 이벤트 또 안하는지 모르겠네요. [11] new
20:30 1192 5
영화정보 톰형 2025년 영화일정 및 탑건3 new
20:21 565 3
영화잡담 와일드 로봇 정말 좋네요 new
20:11 341 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