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집에서 한번 봤는데... 개인적으론 영화 전개를 보면서 '이게... 맞나?' 하는 생각만 계속 나더라고요. 한숨도 뻑뻑 나왔고요.
나름 화려한 뮤지컬과 더불어 흥을 돋구려는 노래들이 나오지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채도가 탁한데다 몇몇 장면에서 징그럽거나 그래픽 티가 나서 돋구기는 커녕 무표정의 연속입니다.
인간과 인어라는 서로 다른 두 종족이 대립을 넘어서서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는 기본만 해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뽑힐 수 있는 소재에도 그걸 단 1%도 활용을 못 합니다. 예를 들어서 용왕(?)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인공(에리얼)한테 육지와 인간은 위험한 존재다라고 자꾸 설명하는데, 그걸 뒷받침하는 장면이나 대사가 하나도 나오질 않아서 왜 저러는거지? 싶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보통 이런 전개라면 육지의 인간 측에서도 바다의 인어들과 대립해야 하는 장면들이 나와야하는데, 기껏해야 후반부 에리얼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사람들이 에그머니나 하는 것 빼곤 아무 것도 안 나옵니다. 그러면서 화합과 공존을 외치는 대사를 보고 있자니 너무 공허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의지도 없이 동화를 '재연'하는 것 말곤 아무 것도 안 하는 영화입니다. 2억 달러를 들인게 이 정도면 없는 돈으로 만화스러운 장면들을 '재연'하기에만 바쁜 나머지 혹평 세례를 받은 몇몇 일본의 만화 원작 실사 영화랑 다를 게 뭐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종합하자면 3년 전에 본 <뮬란>과 더불어서 디즈니 실사영화의 밑바닥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