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각종 가십과 그걸 전달할 수단이 가득한 이세상에 남의 이야기는 쉽게 퍼지고 만들어내기도 쉽습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 괴물은 숨쉬듯이 흩뿌려진 단초들이 어떻게 사람을 괴물로 보이게 하는지를 담담히 카메라로 쫓아보여줍니다.
2.사람은 맘만 먹으면 젓가락 쥐는 법으로도 타인을 갈굴수 있는 존재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책임지기 싫은 흔한 말로 쉽게 재단하고 슬쩍슬쩍 흘리기도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라고 그걸 습득하지 않을리 없기에 쉽게 타인에게 투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올해를 뒤흔든 교육이슈들이 떠올랐습니다. 진짜 이제는 교육이라는 건 그냥 진학서비스로만 존재해야 될라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미성숙한 아이들은 수많은 시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 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너무나 빨리 깨닫습니다. 속에서 그것이 타들어가지만 삶의 짐을 지고 사는 어른들에게 그것을 나누기란 쉽지않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냥 문제를 삼지 않아서 문제가 없기를 바라는, 좋은게 좋은거라는 것에 익숙해진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지만 그들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존재에게는 괴물일수도 있다는 것을 영화는 담담히 보여줍니다. 내가 어떤 상황을 겪어본 존재라도 그걸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그걸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두번째 시선에서 그 간극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4.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중 하나는 안도 사쿠라가 차를 후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것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연출이 너무 좋았습니다. 운전자의 상태로 보여주는 그 사소한 변화들의 모습이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짜 보고 있으면서 판단하는 것과 그냥 조심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간단히 보여주는 그 시퀀스가 참 무거웠네요.
5.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고 달려가지만 성숙한 어른이 되는 건 정말 쉽지 않기에 그 간극의 힘듬이 어쩔때는 참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교육의 힘이 그걸 매꿔주길 바라지만 지금 세상에서 교육의 힘이 얼마나 작용할지에 대한 것에 회의감이 드는 요즘 이 영화를 보니 여러 생각이 드네요.
괴물 올해의 명작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