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열린 [가여운 것들] 일반 관객 대상 사전 시사회에 가봤습니다. [가여운 것들]에서 엠마 스톤을 비롯한 출연진이 입은 실제 의상들도 따로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사전 공지에는 출연진 중 누군가가 와서 인사할 것이라는 얘기가 전혀 없었는데, 영화 시작 전에 [가여운 것들]의 프로듀서와 함께 윌렘 데포가 정말 깜짝 등장해서 인삿말을 하시더군요. 전혀 예상 못했던 윌렘 데포 배우님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가여운 것들] 영화 자체는 프랑켄슈타인 소설이 쓰여지기도 했던 19세기를 배경으로, 어느 늙은 외과의사에 의해 몸을 얻게 된 한 빅토리아 시대 여인의 성장기를 마치 성인용 블랙 코미디를 보는 듯 나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어 보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주연 배우 엠마 스톤 + OST + 독특한 카메라 앵글 + 뚜렷한 색감의 판타지스런 미장센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정말 궁합이 잘 맞으면서 주인공 벨라의 이야기와 설정과 완벽한 일체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날이 아닌 빅토리아 시대 여인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원작도 있지만 마치 오늘날 여성 주인공 이야기처럼 현대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게 각색을 여기저기 잘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19금 [바비]라고 부르는 해외 평론가도 있는 것 같던데, 영화의 분위기는 개인적으로는 2014년 영화 [엑스 마키나]가 이따금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현재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마고 로비와 엠마 스톤 둘 다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가여운 것들]을 보고 나니 만일 후보 명단에 순위를 매긴다면 엠마 스톤이 마고 로비보다 무조건 더 상위 순위에 있어야 한다는 느낌입니다. 엠마 스톤은 수상을 노려볼 만 한 것 같네요.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도 [가여운 것들]의 순위가 [바비]보다 당연히 더 높아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남녀 관객 둘 다 불편함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평점 :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