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그데이즈'는 본편까지 만나거나 특별한 관계가 없었던 사람들이 강아지를 통해 서로 관계를 이어가게 되는 군상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배우 유해진과 윤여정만이 주연이지 않고 김윤찬, 이현우, 탕준상 등 여러 배우들도 비중이 많지만 가장 비중이 많고 영화를 이끄는 진주인공은 역시 강아지들입니다.
인간과 대화 능력이 없거니와 자신의 감정, 생각을 사람에게 전해주기란 어려운 동물이지만 그럼에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인간에게 위안을 주는 강아지의 특성을 영화 본편 내내 보여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승전결 모든 전개를 다 거기에 의존하고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만 낸다는 점 입니다. 러닝타임은 2시간으로 짧지 않지만 앞서 썼듯 장르에 군상극이 있어 플롯이 자그마치 6개(리조트 계획 꾸미던 민상, 민상의 집 아랫층에 애완 병원 차린 진영, 건축가 민서, 우연히 민서의 개를 기르게 된 지유네 가족, 배달원 진우, 밴드 리더 현)나 있으며 이중 민상과 민서를 제외한 인물의 전개는 초전개로 진행해서 후반부는 용두사미스런 전개로 그칩니다. 좀 과장하자면 각자 심각한 고민으로 갈등을 벌이던 인물들이 북한이 핵 쐈다는 이유로 화기애애한 북한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에 대해선 불호로 느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윤여정의 연기력은 JK필름에서도 빛이 난다는 것은 인정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평면적인 각본에 희생된 면도 있지만 자칫하면 신파로 향할 감정을 잘 조절하여 몰입감을 이끌게 하는 영화의 공신 1위라 생각합니다.
개를 좋아하신 분이라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