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월별로 두번 정도 더 작성하면 20년을 끝낼 것 같다. 오메... 19년 말부터 잡아서 다행이다... 옛날 노트 분량부터 했으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겄네..
6편이면 적게 봤네.
20.09.02.
-아트하우스 상영작이었다. 애인 손 잡고 둘이 보러갔다. 포스터만 봐도 굉장히 정적인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화가 역동적이건 서정적이건 힐링한다는 것은 같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권해효 배우를 좋아하는 이유에서도 있었다.
-쑥쓰럽다만, 영화가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난해했다. 그들은 대체 무슨 꿈을 꾼 것인지. 현실인지 꿈인지. 오픈 유어 아이즈가 생각나는 몽환.
그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20.09.07.
-본가에 있을 적에 넷플릭스를 통하여 혼자 감상했다. 애초에 전편들을 최근에 감상했던 탓에 스토리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쁜 녀석들 시리즈는 모두 재밌다. 아쉬운 점이라기에도 뭣하다만, 킬링 타임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
20.09.19.
-애인과 동아리 베프, 그리고 영화를 비롯 거의 모든 예술 분야에 있어 말이 정말 잘 통하는 동생과 함께 총 네 명이서 극장 관람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놀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초기작들은 그 전율이 있다만, 어느새부턴가 범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미래의 세계관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 그랬던 탓에 나에게는 인셉션도, 인터스텔라도 뛰어난 영화라는 것이 느껴지긴 했다만 재미는 없었을 테다.
-허나 이것은 달랐다. 물론 본작 역시 이해하기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역시 재미없었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내가 눈물을 흘리진 않았겠지.
-덧붙여, 애인은 초반부터 러시아 군인들이 테러를 감행하는 장면에서 또 한 번 한 숨을 내쉬며 나즈막히 읊조렸다.
'아, 또 러시아가 나쁜 놈들이지. 그렇지.'
참고로 애인은 러시아인이 아닌 우즈베키스탄인이다.
당시 인스타 스토리에 역재생한 영상을 올린 기억이 있다.
20.10.09.
-겨우내 기억해보자면, 아마 본작이 처음으로 애인과 함께 스위트박스석에 자리하여 관람했던 영화였을 것이다. 러셀 크로우가 이렇게 아저씨가 되었을 줄은 몰랐다. 멋쟁이 아저씨가 아니라, 이미 싸이코패스 살인마로 보여진다.
-사실 그다지 기대를 하고 본 것은 아니다만 꽤 놀랐다. 생각보다는 수위 높은 고어씬에 감탄했다. 그리고 일상적인 이야기라는 것이 꽤나 공포감을 조성했다. 마치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배우가 학원 버스 기사를 한다던가 하는 그런 뉘앙스 말이다. 나도 운전하며 꽤 빵빵거리는데,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사실 그리 의미없진 않다.
20.10.15.
-킬링타임용 가족오락영화이다만 성인영화. 본가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혼자 감상하였다. 본작을 알게 된 경위는 조금 난처했다. 넷플릭스를 자주 보시는 부모님께서 본작을 감상하신 것이다. 자취방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게 아버지가 전화하셨다.
'아들, 오늘 네 엄마랑 베케이션이라는 영화 봤다.'
'그래요? 재밌음?'
'엄청 재밌다. 근데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물어볼라고 전화했다.'
'뭔데요 아버지?'
'테두리 키스라는 게 뭐냐 대체?'
나 또한 알지 못했다. 대체 무얼까. 입술로만 뽀뽀하는 것을 일컫는 건가? 이후 영화를 감상한 나는 이것을 부모님께 알려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도탄에 빠졌다. 애초에 부모님이 그 영단어를 아실 리가 없지. ㅎㅎ...
-결국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빵 터지시고 어머니는 경악하시며 소리 지르셨다. 난 낄낄댔다.
20.10.31.
-부모님과 함께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다. 옛날에 극장에서 전단지를 본 기억이 있는데, 스타뎀 성님이 코미디 연기를 한대서 보게 되었다. 록 스탁 인 투 스모킹 배럴즈 정도의 정서를 기대했다.
-오히려 완전 코믹물이어서 재밌었다. 스타뎀이 이래 이미지가 망가질 줄이야. 파산한 50센트는 덤이다.
부모님과 극장을 가고 싶은 날이다.
(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