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본의 고령층은 흥미로운 특징이 꽤 많습니다. 고령층의 비율도 높지만 주요 경제적인 지표에서도 압도적으로 자산의 규모가 큽니다. 거기에 자산의 형태가 투자나 주식보다 예금의 형태로 은행에 보관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일본정부가 이 예금을 이용해 일본국채를 구입, 예산을 조성해 노인층의 복지자산을 늘리는 신기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현재의 일본청년층의 경제적지표는 한없이 쪼글라들어 역대최악의 저축률이라는 양극단의 모순을 지닌 사회가 됐습니다.
영화는 가상의 근미래 일본에서 일본 청년층의 노인혐오범죄가 증가하는 것과 더불어, 두터운 고령화사회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75세를 기점으로 자살을 유도하는 법이 통과된 시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2.일본의 정치지형에서 가장 큰 이익집단인 고령층의 수를 줄이는 법안이 통과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지만 저런 법이 통과되도 따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 뭔가 일본 특유의 느낌이 있어서 어떻게 전개 될까 궁금했습니다.
영화는 바에쇼 치에코 배우를 중심으로 여러 노인들이 자기의 현실에서 부딪치고 마모되면서 죽음과 한계를 격는과정을 담담히 보여줍니다. 가상의 법안의 이야기이기에 극적인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바에쇼 치에코 배우의 눈을 따라가다보면 뭔가 삶의 끝자락에 대한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3.영원할 것 같이 느껴지던 젋음도 육체적 한계에 무너져가고 발버둥 쳐보지만 한계가 보이는 삶에 이제는 끝났다는 느낌을 주는 장면이나 그래도 그것을 둘러싼 세상의 고고한 아름다움의 대비는 참 서늘하면서도 처연한 느낌을 줍니다.
4.극적인 장치나 감정의 고조는 적지만 묵묵히 일본사회의 한 단면을 가상의 세계로 보여주는 감독의 시선이 꽤 다채로웠습니다.
특명 1호 ,2호같이 이민법아닌 이민법을 현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본이기에 여러인종의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설정이었고 왠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장면이 꽤 있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네요.
5.사회적인 모순이나 변화가 일본과 겹치는 부분이 꽤 많은 한국사회에 살고 있어서인지 뭔가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저의 노년은 어떨까 고민을 하게되는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