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여운 것들'은 영상미, 음악, 스토리, 연기 등 이 모든 게 훌륭하지만 정작 실제로 관람하면 분명 2시간 20분 중 1시간 이상을 '아 씨* 할말 잃었습니다'라며 멍하니 웃으면서 감탄 지을, 기생충 보다 더한 블랙 코미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게 어느정도냐면 만석으로 채운 극장에서 영화가 끝날때까지 관객들의 (실소나 경악스런)반응이 연속으로 낼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의 정신력을 비교하자면 2022년의 미친 존재감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동급이라 평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영화가 그냥 웃긴 영화는 아닙니다. 장르가 블랙 코미디에 19금 영화에 감독이 그 감독이다 보니 산더미로 가득찬 유머가 있어서 그렇지 잔혹한 묘사와 비극적인 설정 또한 많습니다. 란티모스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의 절반이상이 순화되었겠지만 이걸 유머로 승화해서 제가 피로한 상태로 봤음에도 지치거나 심심해서 잠이 오긴 커녕 오히려 잠이 깨 끝까지 봤습니다. 아, 대신 영화가 자그마치 140분이나 되어 지치기도 했지만 그건 찰나였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분위기는 노홍철보다 더 빠구없는 정신력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가장 호평하고 싶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 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전부 다 아끼지 않는 연기로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가 됩니다. 마크 러팔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다음으로 마블 캐릭터를 잊게 만드는 돌+아이 캐릭터를 맡았으며 월렘 대포는 역시 그린 고블린을 연기한 배우인 만큼 잊을때마다 드러내는 광기를 표출하면서도 벨라에겐 진심으로 정을 드러내는 돌+아이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앰마 스톤의 경우는 아카데미 시상식 제96회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라 확신이 듭니다. 의상과 똘끼는 전작 크루엘라보다 더한 돌+아이 캐릭터지만 이렇게 과한 캐릭터를 140분 동안 관객에게 충분한 몰입감을 선사하게 하는 매력적인 연기력을 선사합니다. 가여운 것들이 이렇게 탄생할 수 있던 공로는 1순위는 감독이고 2순위는 배우 엠마 스톤이라 전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이 영화를 극호로 봤지만 정작 과연 국내에 흥행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웃기지만 영화 '가여운 것들'은 정말 지독합니다. 일반 관객에겐 에에올 만큼이나 호불호가 올 것입니다. 분명히.
하지만 그런 호불호를 이겨낸다면 올해가 끝나도 잊혀지지 않을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시사회 평으로 보는 듄 파트 2가 엄청난 작품인 것을 알지만 '가여운 것들'도 대단히 엄청납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영상미가 죽이는데 아이맥스 포맷도 했으면 좋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다음 번엔 SF물로 찍어도 될지도
+*추가로 위에 배우 3명을 호평할때 캐릭터 다 돌+아이라고 했는데 사실 여기서 나오는 인물 전원이 돌+아이에요. 근데 다 똑같은게 아니고 제각각인지라 그것도 좋았습니다.
-> 에에올 봤을 때 존재감 뿜뿜이었는데 (물론 이 영화는 개성과 창의력이 도드라져서 소름 끼쳤지만)
위와 같이 말씀하시니까 더 빨리 보고 싶네요.
정식 개봉일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