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청력이 안 좋아서 대사를 많이 놓치다 보니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볼 때 별다른 여운을 느끼지 못했어요.
게다가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는 더더욱 알아듣기 힘들었고요.
그래서 '헤어질 결심'은 제게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지도 않았고,
제 취향에도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굿즈도 모으지 않았어요. 🥲
있는 거라곤 키링 밖엔...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자막을 켜고 2회차 관람했는데
보는 내내 너무 행복했고, 여운이 짙은 나머지 지금까지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특히 🌄에서 시작해서 🌅로 끝나는 장면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당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을 땐 '그럴 수도 있겠다' 했는데
이 영화에 빠지고 나니 '왜 지명 조차 안 된 거지?'라는 의문도 들고
'이렇게 좋은 영화인 줄 진작에 느꼈으면 굿즈라도 모았을텐데'라는 후회도 드네요.
박찬욱 영화니 미장센은 말할 것도 없고, 감성적으로 짙은 여운 또한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1막과 2막의 이야기가 여러모로 겹쳐 떨어지면서
이성(理性)적으로 접근했을 때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 참 매력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박찬욱 필모 중 이렇게 완곡하고 유려한 영화도 처음 보기도 하고...
팔색조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이제부터 굿즈 모을 생각에 머리가 새하얘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