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에 당첨돼서 본지는 좀 많이 됐지만 바쁜 현생으로 이제야 쓰네요🥲
제목에서처럼 2년전인가 저희 어머니도 보이스피싱을 당했었습니다. 덕희처럼 몇천만원 단위는 아니었지만 5백만원을 넘는 금액이라 꽤나 상심이 크셨어요. 그래도 빨리 털고는 일어나셨지만 안좋은 생각하실까 얼마나 걱정이되었던지.
그래서 혹시나 트라우마가 발현될까 고민하다 요새 저랑 영화보는거를 좀 반겨하시는 것 같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보겠다하시더라고요.
결론적으로는 재밌게 잘 보셨습니다. 어쩜 저리 똑같냐면서 공감하시는 한편 그래도 영화서는 돈도 찾고 나쁜놈도 잡았다면서 오히려 대리만족을 하시는 것 같았어요.
영화의 내용이 정말 피해자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결이 비슷하더라고요. 케바케지만 저희의 경우는 경찰의 대응이 아주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엔딩의 덕희의 활약씬은 너무 영화적이라 억지스럽고 오글거린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은 암울해서 차라리 이렇게 오버해서라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도 괜찮겠다 싶더라구요.
간만에 금고터는 액션물이 아닌 일반인 영웅..?물을 봐서 환기도 되고 좋았습니다.
+ 추가로 보이스피싱을 당한 얘기를 하자면
돈을 잃은거 외에 피해자들을 또 하나 힘들게 하는 건 그런 눈에 보이는 수법에 당한단말야? 바보아냐? 이런 시선을 두려워더라고요.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면서 응어리가 풀리는 것도 있잖아요. 근데 보이스피싱 당한걸 창피해하면서 자기혐오에 빠지고 속으로 삭히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엄마 난데 폰이 고장나서 다른 사람거로 문자한거다’는 뻔한 수법으로 연락이 왔더라고요. 하필 혈육은 액정에 약간의 금이 가있었는 상태였었고 어머니는 금이 가서 핸드폰을 바꾸는 중이라고 생각하셨대요. 상품권 결제를 위해 돈을 보내달라는 피싱이었는데 실제로 저희 혈육은 연말마다 상품권을 받아옵니다… 본인이 막내라서 총대 메고 결제하고 나중에 회사서 입금해준다는 말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셨고 확인전화를 하려해도 아들내미는 계속 통화중이라 전화는 안받고 마침 빳데리는 없고 해서 회사에 책잡히면 안되지 하고 덜컥 보내셨더라고요…ㅠㅠ 부모의 자식사랑을 이용해서 사기치다니 너무 나빴죠.
어쨌든 생각보다는 빨리(?) 한달도 안되서 사기친 놈을 잡긴 잡았는데요. 아마 국내에 있었고 전문꾼은 아니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여태 피싱은 다른 국적의 사람이 하는거라 생각 해왔었는데 같은 한국사람이고 20대였어요. 그래서 더 화가 났었죠. 근데 잡으면 뭐합니까. 법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데…그 돈은 이미 중국으로 빠져나가서 돌려줄 수가 없대요.
왜 했냐 물으니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소개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네요…
주변인들에게 이런 경우도 있다 하고 조심하라고 사례를 얘기해주면 그걸 왜 당하냐면서 답답해하는데.. 이게 절박하면요 눈과 귀가 닫힙니다.
우연이 겹쳐서 사고회로가 그쪽으로 빠져 당할 수도 있고요.
만약 주변에 피해자가 생긴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라 생각치 마시고 당할만한 사정이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