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카르 카푸르 감독이 연출한 <왓츠 러브>는 정략결혼을 하는 남사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한 다큐멘터리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항상 일이 먼저인 다큐멘터리 감독 조이(릴리 제임스)는 어릴 때부터 옆집에 살던 남사친 카즈의 맞선 소식을 듣습니다. 그런데 선을 보기 전에 이미 결혼을 생각해두는 점이 특이하다고 조이는 생각합니다. 마침 차기작 소재가 제작사로부터 계속 까이던중 조이는 이것을 다큐로 만들겠다고 하고 제작자도 오케이합니다.
카즈는 파키스탄인인데 어릴 때부터 영국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외모만 파키스탄인이지 모든 정서 등은 그냥 영국인입니다. 다만 부모님은 그렇지 않죠. 아무튼 카즈는 부모님의 소개로 여성을 영상통화로 먼저 만나고 약혼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예상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90,200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인 워킹타이틀의 신작인 <왓츠 러브>는 인종과 지역 문화에 대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조이는 자신의 다큐를 ‘계약적인 사랑’이라고 짓고 만들어가는데요. 낭만이 저문 이 시대를 살짝 비꼬는 네이밍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결국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소재와 두 남녀 배우의 케미스트리라고 보는데요. 우리나라 정서의 이런 문화는 별로 특이하게 여겨지지 않아 신선함은 좀 떨어졌지만 두 배우의 케미는 나쁘지 않더라고요. 최근 몇 년 동안 워킹타이틀의 멜로가 신통치 않았는데 릴리 제임스의 전작이기도 했던 대니 보일의<예스터데이>에서도 백인이 아닌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휴 그랜트와 리처드 커티스로 대표되는 워킹 타이틀의 영광이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는 소재와 캐스팅이 절묘하게 만나 멋진 히트작이 하나 탄생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