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민 감독이 연출한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는 학업에 쩔은 한 11살 소녀의 독특한 상상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초등학생 11살 동춘(박나은)은 학교와 학원 수업 때문에 온 몸이 지쳐있습니다. 엄마의 등살에 착한 동춘은 이를 아무런 투정 없이 잘 해냅니다. 엄마끼리 친한 반친구와의 경쟁도 있긴 하지만 동춘은 개의치 않고요. 하지만 페르시아어라니 이건 좀 아닌 것 같지만 동춘이 대학에 갈때쯤 대세 언어라고 엄마가 다니라고 하니 동춘은 군말 없이 학원에 다닙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배운 모스부호와 페르시아어가 비슷하게 보이게 된 동춘은 되려 이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되어 제일 우수한 학생이 되기도 해 말하기 대회에 대표로 나가기 하지합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발견한 막걸리를 아침햇살 병에 담아 집으로 가져옵니다. 그런데 기포가 터지면서 마치 모스부호처럼 동춘의 귀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건 바로 6개의 숫자였던 거죠. 동춘은 직감적으로 이것이 로또 번호라고 생각해 편의점 앞에 있던 영진(김희원)원에게 부탁해 로또를 사게 되는데 1등이 아닌 4등에 당첨이 됩니다. 그리고 막걸리는 동춘에게 또 다른 미션(?)을 주게 됩니다.
너무나 귀여운 아이의 상상력을 기본 콘셉트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우리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편한 현실도 함께 보여줍니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닌 질문을 하는 아이의 모습이 본질이라는 것도 언급하고요. 그 아이가 바로 동춘입니다. 동춘은 항상 자신이 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대신 엄마에겐 하지 않고요. 엄마가 상처 받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마냥 귀여운 이미지와 이야기로 진행될 것 같았던 이 작품은 마지막 장면에서 큰 충격을 안겨줍니다. 그것이 상상이든 현실이든 마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에서 두 소년이 뛰어다니는 엔딩처럼 저에겐 너무 슬프게 다가오더라고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이 하나도 없다는 현실이 너무 참혹하더라고요.
연기 경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춘 역을 맡은 박나은 배우는 캐릭터와 딱 달라붙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정도 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거의 혼자 끌고 나가는 에너지를 보여준 만큼 다른 작품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너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