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해서웨이의 직업이 '간호사'였다는 게
작중 대사로 언급되는 순간.
저는 제발 그 쉬운 길로 가지 마오, 라고 생각했으나
아, 영화는 그 길로 저벅저벅 가더라구요.
초중반만 하더라도
제시카 차스테인의 망상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허구인지.
앤 해서웨이는 아들 죽음 이후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이웃인지, 아닌지.
가늠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일순간 그 '행동'을 빤히 카메라로 비춤으로써
모든 것은 앤 헤서웨이가 결말의 그림을 언제부터 그렸을까,로 바뀌었고
엔딩에서 그녀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보면 그 질문도 딱히 의미없습니다.
감독이 쉬운 선택을 했듯 저도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막역한 관계, 신뢰를 확언하는 사이여도
균열은 찰나에 확하고 일어날 수 있고,
영영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요.
딱 그 정도의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