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봉때 유태오 배우가 누군지도 모른채 <레토>라는 영화가 주는 흑백의 거친 이미지와 청춘의 열정으로 점철된 그의 생에 반해 홀릭되었어요. 음악 영화인데도 잔상은 포스터의 이미지처럼 텅빈 시선으로 미친듯이 바닷가를 질주하던 이미지로 남아 아련한 그의 생이 아프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버티고>를 보았을땐 유태오 배우라는 게 놀라울만큼 다른 이미지로 보였고, <로그앤벨지움>은 놓친 터라, <패스트라이브즈>를 통해 그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재회할 수 있었네요.
영화는 참...... 천천히 감정선을 끌고가다 뉴욕의 재회 장면에서.... 그것도 셋이 함께 한 씬에서 억눌려왔던 오래된 감정을 옛 애인의 입장에서 현재의 남편이 함께 한 자리,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모국어를 통해 둘 만의 감정을 소통할 때 그 진한 언어의 밀도와 의미, 그리고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에 한 대 얻어맞는 느낌으로 , 이 생이 아닌 다음 생을 얘기하는 유태오 배우의 대사에서... 아! 이 영화 대사집을 사야겠구나! 하는 맘이 밀려올 만큼 넘 감동깊은 연출과 대사에 심장어택이.......
노라역을 맡은 배우의 어눌한 발음속엔 한국인이 아닌 그렇다고 완전한 외국인도 아닌 이방인이 가진 정체성의 모호함에서 오는 혼란이, 우리가 그녀에게서 느끼는 언어적 이질감으로 표현되어, 영화가 의도하고 표현하고픈 중심적 감정이라고 느껴져 외국어처럼 들리는 우리말의 거리감이 주는 불편함도 이 영화의 일부로 느끼며 봤어요.....레트로한 화면과 ost가 그 간극을 다 덮는 느낌도 너무 좋았구요..
패스트라이브즈가 유태오 배우의 첫 출연작인 레토의 아우라 만큼은 ...아니었지만 정말 좋은 느낌으로 잔상으로 오래도록 남을 영화라 제겐 n차각이네요!
이벤트 기회를 주신 픽처하우스와 무코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픽처하우스 #패스트 라이브즈 #유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