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나서 의외로 "누가 이겼다" 식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는거 같은데
아래의 후기는 이미 보신 분들이 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오픈엔딩이라서 안보신 분들중에도 테니스경기 규칙을 알고 영화를 봐도 좋을거 같고요
이 시크한 영화의 엔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테니스 경기의 규칙부터 살펴봐야 한다.
아주 기본적인 룰은 여기선 생략하기로 하고 (아시고 싶은분은 이 글로 https://muko.kr/6940437)
마지막 상황이 세트스코어 동점에 파이널세트에서 아트가 지고있다가 6:6까지 따라가서 타이브레이크 상황이었다는 점 그리고 경기중에 심판이 어드밴티지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있었으니 어드밴티지룰(5:5듀스상황에서 2점을 선취한 측이 승리)이 적용된 경기였다는 점을 기억하자.
자 이제 본격적으로 슬로우 모션으로 진행됬던 마지막 장면을 분석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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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패트릭이 리턴한 슬로우 하이볼은 네트를 넘어가긴 하겠지만 네트 근처 아트의 서비스코트위에 떨어지는 모양새이고 패트릭이 네트 앞으로 대시하였다는 것은 상대인 아트의 리턴스트로크 각도를 최대한 좁혀서 방어하겠다는 뜻말고는 다른 해석이 있을수 없다. 굉장히 방어확률이 낮다고 볼 수 있으나 워낙 슬로우 하이볼이라서 뒤쪽에서 상대의 리턴을 방어하는것이 최선이라고만도 볼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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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아트가 이미 네트 바로앞까지 와있다는 것은 그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신의 서비스코트안에서 임팩트타이밍을 가져갈수 있었다는 것을 뜻하고 패트릭이 이미 네트 앞으로 대시한 상황에서 이는 매우 높은 확률로 아트가 포인트를 딸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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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트는 무리한 정도를 넘어서 임팩트 지점이 패트릭의 코트쪽으로 넘어갈수도 있는 모양새까지 가져갔다는점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 임팩트지점이 네트를 넘어간다면 아트는 포인트를 잃게된다. 아트는 결국 일부러 이런 선택을 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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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결국 점프 스트로크를 하면서 네트를 넘어간 아트를 패트릭이 부둥켜 안는 장면이 나오는데 테니스 규칙상 패트릭이 포인트를 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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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이 세트스코어 동점에 파이널세트 타이브레이크 상황이었는데 총 12포인트중 7포인트를 먼저 가져가는 선수가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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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는 최종적으로 누가 7포인트를 먼저 득점해서 승리했는지는 보여주지 않고 다만 아트가 (아마도) 은퇴할 마음을 번복하고 10년전의 패기만만했던 시절의 투혼을 불사르는 그리고 패트릭 또한 그런 아트를 반갑게 안아주고 서로 환하게 웃고 격려해 주는 여기에다가 역시 10년전 (오죽하면 광고의 대빵큰 사진으로 나오는) 이미지 그대로를 떠오르게하는 타시의 "아자!!!(Come on!)" 괴성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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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3각관계는 (당연하게도) 영화의 주제가 아니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세상에 찌들고 어쩌면 자신조차도 속여가던 3명의 순수했던 젊은 영혼들이 서로의 심장에 꺼져가는 불꽃을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것이 서로에 대한 애정 혹은 우정이었든 아니면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었든 아니면 그 둘다였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