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 루이스 시즈 플루프 감독이 연출한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는 사람을 죽이기 싫어하는 뱀파이어와 죽고 싶어 하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78세지만 하이틴 소녀의 모습인 뱀파이어 사샤는 송곳니가 나와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인간 사냥을 종용하지만 정작 사샤 본인은 인간을 죽일 바에 자살을 하고 말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고등학생 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데 폴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를 보고 그만 송곳니를 그 앞에 드러내게 되지만 그 자리에서 도망을 가버립니다.
다시 만나게 된 사샤와 폴. 사샤는 폴을 사촌언니(물론 뱀파이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데려옵니다. 폴의 소원(?)을 들어줌과 동시에 뱀파이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결국 찾기 위해 이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폴의 마지막 현실적인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그동안 학교에서 왕따인 폴을 괴롭혔던 동급생과 교사들을 혼내주는 밤을 함께 보냅니다. 이 밤을 통해 사샤는 폴을 죽이기 더 어렵게 되죠. 하지만 폴은 더욱 더 죽음을 바라게 되고 이 영화의 타이틀을 사샤에게 외치게 됩니다.
엄청 긴 제목의 이 작품은 하이틴 멜로드라마이자 뱀파이어물입니다. 또한 한편의 블랙코미디이기도 하죠. 일단 여배우의 캐스팅이 너무 잘 맞아 떨어집니다. 뭔가 우울해 보이지만 강단 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유약한 이미지의 폴 역을 맡은 배우도 좋았고요.
이 작품은 서로 대치되는 캐릭터를 잘 어우러지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아주 신박한 아이디어라고 하긴 힘들지만 10대의 풋풋한 연애담과 동시에 성장담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생존 방식을 보여주는 엔딩 장면도 너무 좋았고요. 이를 위해 폴의 어머니 직업을 그렇게 설정했다는 것이 치밀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을 어떻게 줄여서 부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귀엽고 신선한 아이디어의 뱀파이어물로 오래 기억될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