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 시 등 다양한 문학의 갈래가 각각 독자들에게 천차만별의 감상 방법을 요구하듯이 영화도 독자들에게 감상하는 태도와 방법을 사뭇 다르게 요구하기도 하죠. 이 영화는 은유와 비유가 넘치며, 감독이 이 장면을 이 타이밍에 왜 찍었는지 계속 생각하게 하고 집중하게 해요. 그것이 이 영화를 유의미하게 만듭니다.
2. 시종일관 이어지는 낯설게 하기, 불편하게 하기, 익숙한 영화적 화법에서 벗어나기 등은 관객들에게 혼란을 주지만 그것이 의도하는 바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왜? 또는 어떻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고 감독의 의도를 상상하게 합니다. 이로 인해 유대인 학살이라는 다소 진부한 주제를 환기하는 데 성공합니다.
3. 저는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 예술작품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고도의 배경지식과 지적 수준을 가져야만 감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면..그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아요. 얼마든지 쉬운 화법으로도 신선하고 감동깊은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고, 또 그것이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 면에서 존오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진 않습니다. 2차, 3차 레퍼런스가 필요한 작품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 건 어쩔 수 없네요.
4. 하지만 새롭고 다양한 시도로 어떤 저변을 확장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형식적 파괴가 뜬금없거나 무의미하지 않아요. 감독의 의도나 장면 속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차릴 때의 영화적 쾌감도 매우 높은 영화임에는 틀림없거든요.
5. 저는 GV 같이 전문가의 해석을 따로 듣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고 GV를 들을 수 있는 사정도 아니여서 그냥 일반 회차로 봤어요. 그치만 이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수다를 떨고 싶다는 생각은 강력하게 들어서 GV도 나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5.필름마크 무척 마음에 듭니다:)
저는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던 작품이라 높은 평가를 줬지만 낮게 주신 분들도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