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한 <1초 앞, 1초 뒤>는 엇갈린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가려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남들 보다 항상 한 발 빠른 템포로 살아가는 우체국 직원 하지메(오카다 마사키)는 잘 생긴 외모에 그를 보러오는 여성들도 있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연애는 전무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킹을 하는 사쿠라코를 만나게 되고 데이트 약속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알람 보다 항상 1분 먼저 일어나는 하지메는 데이트 당일 몇 시간을 늦게 일어납니다. 그런데 단지 몇 시간이 아니라 아예 하루가 하지메 인생에서 사라져 버린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메와는 달리 남들 보다 항상 한 발 늦은 대학생 레이카(키요하라 카야)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부모님이 안 계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되는 레이카는 초등학생 때 병원에서 잠시 알게 된 하지메를 우연히 보게 됩니다. 하지만 하지메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죠. 레이카는 하지메 근처를 맴돌며 그가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라지만 그렇게 되진 못합니다.
몇 년 전에 개봉한 대만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을 리메이크한 <1초앞, 1초뒤>는 대만 작품과는 달리 남녀의 역할이 바뀐 작품입니다. 대만 작품에선 남자주인공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여성이 우체국 직원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멈춘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대로 가져오고요. 하지메는 어느 날 사라진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항상 궁금해합니다. 자신도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마음의 병이 이 작품 전체 정서에 큰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이 작품은 누군가를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할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대만 작품과는 역할이 바뀌어서 그런지 색다른 정서를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