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1962년 작 <열녀문>은 과부가 된 양반집 며느리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이도 없이 혼자가 된 며느리(최은희)는 남편 없이 시집살이를 하게 됩니다. 양반집이라 일꾼 성칠(신영균)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그는 혼자가 된 며느리를 맘에 품고 있습니다.
며느리 또한 전통적 가치관 때문에 성칠을 밀어내지만 결국 그의 맘을 헤아리고 둘은 아이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는 성칠과 태어난 아이 쫓아 보냅니다. 떠나지 못 한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생을 다할 때까지 함께 그녀를 모시던 와중 한 청년이 집에 방문합니다.
여전히 유교적인 전통적 가치관으로 인한 여성의 인권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당시에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열녀문>은 신상옥, 최은희 콤비가 당대의 부조리를 제대로 꼬집고 있는 작품입니다. 요즘 세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가치관이거나 역사책에서만 봤던 내용들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상옥 감독은 당대에 이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냈습니다. 그의 작품 중 토속적 이미지를 제대로 잘 살려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