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파이더 맨>시리즈와 <어벤져스>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마블 히어로물을 모조리 챙겨본건 아닌데다 <데드풀>시리즈도 처음 접하는 터라 서사를 완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MCU의 세계관은 어느정도 알고있기에 관람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재기발랄한 자학 개그와 리드미컬한 액션을 제외하고 내러티브만 놓고 봤을 때 웰메이드 극장용 장편 블록버스터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
한 단어로 이 영화를 표현하자면 "취중진담"입니다. 시종일관 술에 취해 추억을 안주삼아 지껄이는 헛소리들 같지만 그 가운데 굵직한 진심과 의미가 묻어나는 그런 느낌. 어쩌면 데드풀과 울버린 두 캐릭터 자체가 이 영화가 기획된 진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메타포로 내세워진 것 같습니다. 그 때 그 시절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할 때는 작은 탄성이 나왔네요. 히어로물로서의 영화적 재미보다는 마블 코믹스를 둘러싼 헐리웃 스튜디오 산업의 역사적 의미가 더 기억되는, 그래서 앞으로 마블의 행보가 조금은 궁금해지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P.S 추억의 팝송들 듣는 맛이 쏠쏠하고 흉기(?)싸움의 효과음이 짱짱하기에 돌비 포맷 추천합니다!
*별점 및 한줄평:
●●●(3/5) 마블의 믿음직스러운 구세주보다는 폭스의 호들갑스러운 추모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