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밌습니다. 오질나게 재밌습니다.

아예 각잡고 "야 이래도 안 재밌어? 이래도 안 좋아할 거야?" 라고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재미는 있는데,

그런데, 지인이나 주변에 보라고 추천을 못 할 영화입니다.

 

일단은 굉장히 뭐할까.... 진입장벽이 지금까지 나온 모든 히어로 무비 중에서 역대급으로

가장 높습니다.

어렵고 이런 게 아니라 일딴 짬밥이 있어야 됩니다.

약 24년간 이어온 히어로 영화를 꼼꼼히 다 챙겨보는 매니아들은

그야말로 폭소가 끊이질 않을 정도로 재밌고

확실히 팬들이 뭘 원하는 지 알고 대놓고 보여준다고 만든 영화에요.

액션도  CG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오락적으로 즐기기엔 무리가 없는 액션입니다.

정말 "니들이 뭘 원하는 지 몰라고 (예산이 되는 한) 다 때려넣었어" 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말하는 코미디나 메타성 대사, 서비스 등을 못 알아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영알못이 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면 그 정보가 극단적으로 (이제는 사라진)20세기 폭스사의 히어로 영화에 한정되어 있죠.

영화 자체가 20세기 폭스사에 대한 거한 작별인사나 마찬가지 입니다.

아예 거기에 치우쳤고 그것에만 집중해서

영화가 그냥 계속 전전전전(갑자기)결 이에요. 떠들고 싸우고 떠들고 썰고 떠들고...

물론, 엔드게임처럼 오랜시간동안 쌓아온 캐릭터에 대한 심도있는 빌드업이 있으면서 

그 서사에서 클라이막스를 녹여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데드풀 식으로 좀 격하게 표현하면

"원나잇으로 질퍽하게 즐기는 20세기 폭스히어로들과의 갱뱅파티"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재미와 쾌감은 있는데 보고나면 현탐이 빡와요. 허하죠.

그런데, 일반관객이다면 얘기가 다를 겁니다.

마블영화 간간히 보고, 엔드게임 정도 본 관객이라면

"이게 왜 웃기지?" 이해가 안 될 거에요. 하지만, 삐빅! 그게 정상입니다.

마치 8090 감성주점에 놀로 와서 "이 노래 알아?" 묻는 20살 대학생 기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엑스맨 1상영 때, 지금 대학교 3학년들은 세포 생성은 커녕 존재조차 안했습니다.)

 

제목처럼 히어로 영화의 가요무대를 보는 기분입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도는

"이거 다 알면 아재" 짤 같은 기분이 듭니다.

 

뭐 저 같이 히어로영화를 오랫동안 봐온 사람에게는 오랜만에 돈이 아깝지 않은

아주 큰 선물과 같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에게는 호불호가 크게 나올 영화 같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부분이 많은데, 예. 작위적이고 편의적입니다.

아예 팬서비스를 위해 스토리가 따라간다고 할 정도에요.

즉, 스토리를 연출이 전개시키는 게 아니라 캐릭터와 연출을 위해 스토리를 끼워 맞춘 것과 같습니다.

과연 그 방식이 옳은 가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마블을 구원한 구세주인가 할 때

저는 반은 회의적입니다.

왜냐면 데드풀과 울버린은 과거의 유산을 이용한 감성을 건드는 것이지

미래의 히어로들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 주지 않아요.

게다가 멀티버스의 외통수에서 계속 헤어나올 수 없어요 마블은.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작품에서 엄청하게 큽니다.

텐션이 아예 확 달라져요. 작품의 캐릭터가 멀티버스를 오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생사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거든요.

캐릭터가 죽으면? 다른 평행우주에서 살아있는 그 캐릭터를 데려오면 되니까요.

캐릭터의 생사는 특히 액션에서 엄청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스펜스 요소입니다.

마치 슈퍼맨처럼 생사에서 자유로운 캐릭터가 나오는 액션을

흥미진진하게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서스펜스가 없는 액션은 곡예이자 CG 쇼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규모가 어쩌구 군단이 어쩌구 나와도 말이죠.

 

마블은 이제 멀티버스에 대해서 정리해야 할 임계점에 왔습니다.

이미 늦긴 했어요. 멀티버스를 싹 정리하던지, 아님면 캐릭터가 멀티버스를 오갈 수 없는

이슈를 만들어서 설정을 정리 하지 않으면 이제 기본적인 액션 장르 속편도

재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매우 어려운 임계점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그런 의미에서 그걸 정리해주진 못해요.

물론, 스스로 자조섞인 자각은 하지만 말이죠. 

이미 시장을 독과점 할 만큼 한 거대 공룡인 디즈니가 

이 문제를 단지 어떻게 해쳐나갈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추억팔이도 결국 한계하는 게 있거든요.

 

 


profile 주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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