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상당히 많은 단점이 있다.
일단 전반적으로 영상이 모두 어두워서 스크린엑스 관에서 볼 때에 상당히 불편하다. 처음 아이언 하트가 등장했을 때엔 형체만 보이고 뭐가 어떻게 생긴지 전혀 알 수 없었을 정도. 액션도 전체적으로 좀 부족하다. 보는 내내 빌런의 액션이나 무기를 더 많이 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꾸준히 들었고, 미국애들은 왜 이렇게 계속 멍청하게만 나오는 건지도 의문이었고,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는 "무기는 22세기인데 전투방식은 15세기?"하고 몇 번이고 크핫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극호가 된 까닭은, 슈리의 감정선에 따라 보자니 설득이 된 탓이다.
전날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2회차 하고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를 봤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전체적은 흐름이 서정적이고 감상적이다. 이 영화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이름 짓는가?' 라는 주제를 갖고, 한 소녀가 살인사건에 연류된 후 사회적 인간으로 인정받고 '진정으로 살아가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감정과 주변사람들의 반응에 집중하는 수작이다.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희한하게도 히어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감성과 닮은 꼴이다.
슈리의 관점에서 영화에 이입하면, 스토리라인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상당히 많은, 자잘한 오류들을 무시하고 오직 슈리와 그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하자면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슈리의 그리움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잘 빠진 ost다. 특히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슈리의 크로즈업 장면과, 그 뒤에 이어지는 음악들은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못 일어나도록 만들었다.
이 영화는 전체적인 음악에 맞춰 영화의 감정선을 잡고 끌고 가자면,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그렇기에 영화에 만족하는 경험을 얻고 싶다면,
1. 이것은 슈리의 성장영화다.
2.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3. 음악이 좋다.
라는 생각을 하며 극장을 찾아가면 좋을 듯하다. 또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둡고 음악이 좋으므로 이왕이면 돌비를 찾을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추가한다. 영화를 보시기 전 맛뵈기로 듣고 가셔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