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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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을 이야기하기 전에 전작인 <명량>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명량>은 그 기록만 가지고 봤을 때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상영 영화 관객수 역대 1위에 올라 그 자리를 아직까지도 지키고 있는, 실로 어마어마한 명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렇게도 자자한 소문에 비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굉장히 박한 편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이순신'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나 캐릭터 연출은 아쉬운 수준에 그쳤고 CG 또한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명량>이 남긴 것은 그저 '이순신'과 그를 연기한 '최민식' 뿐일지도 모른다. 영화적인 재미나 의미는 잡지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난 이번 <한산>에 대해 걱정이 앞선게 사실이다. 동시에 이번 작품은 더 잘 뽑혀서 '이순신'의 명성과 더불어 영화적인 재미까지 챙기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산>은 전작의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숨죽이며 보게 되는 해전과 그것이 주는 짜릿함, '박해일'의 '이순신'이 보여주는 절제미와 꼿꼿함은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만족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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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바다 촬영이 1도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상씬을 보는 가운데 어색하거나 이질감을 느낄만한 구석이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픽적인 측면에서 큰 발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자연스러운 해상에서의 전투씬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어쩌면 당연한 얘기지만)로써 그 존재감을 굳건히 지켜낸다. 전작 <명량>에서 나름 매력있게 꾸며낸 전투씬을 다른 단점들이 훼방을 놓은 것과는 다르게 <한산>에서는 오히려 전투씬에 그 힘을 실어 한층 더 무게감 있고 탄탄한 장면들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뛰어난 드라마나 서사 구조를 짜는 것보다 전투 장면들과 전술에 더 집중한 것은 아주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역사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은 자칫하면 그 이야기가 짙어져 신파로 여겨질 때가 많은데 <한산>은 그런 부분 없이 온전히 전투의 희열을 느끼게 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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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한 단어는 '의(義)'이다. 임진왜란은 결국 국가 간의 싸움이 아닌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는 것. 이것은 곧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며 절대 지나간 과거라고 등한시하며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가 간의 싸움은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많이 벌어지게 된다. 난 이게 좋은데? 넌 그게 좋아? 싸워서 쟁취하자 이것이 국가 간 싸움이라면 의의 싸움은 말 그대로 옳고 그름이 있다. 우리나라는 그 옳음, 의를 위해서 불의를 가지고 우리나라를 조여오는 왜구에 대항했던 것이며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곧 자긍심을 지켜내고 서로가 가슴으로 공유하는 애국심을 수호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순신'의 영화 속에서의 지상 의병전을 볼 수 있었던 것이고 그 의를 위해 뭉친 의병전이 또 다른 의미로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된 군대를 선두에 두고 싸우는 국가 간 싸움과 달리 의를 지키는 싸움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나라와 나를 지켜내는 것이며 선조들의 그 뜨거운 연대심이 이 나라를 지켜냈음에 확신하는 대목이다. 

 

 


 

물과 같은 배우 '박해일'의 '이순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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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유 필 마 핱빝?

 

<명량>에서 '최민식' 배우가 보여주었던 '이순신'은 실로 압도적이었다. 다른 걸 떠나서 '최민식'만이 할 수 있는 그 연기와 그 연기로 보여준 존재감은 그 누가 반박하랴. 그래서인지 후임 '이순신'인 '박해일' 배우가 그 명연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나에게는 소소한 화두였다.

 

최근 <헤어질 결심>에서 '박해일'의 연기는 그 영화 대사를 빌려 "호오, 놀랍군" 이었다. 어찌 그리 절제되고 단단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지 경이로웠고 '김한민' 감독의 말처럼 정말 물과도 같았다. 동요하지 않고 잔잔히 자신의 소신을 지키다가 품은 뜻을 폭풍처럼 일으킬 수 있는 물, '한산도 대첩'의 '이순신'과 '박해일'은 물과 닯아있었다.

 

<한산>이 '이순신' 주변 인물들 간의 관계에 집중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인상적인 캐릭터, 그리고 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눈에 띈다. 배역으로는 그 인물들이 '이순신'의 곁에서 혹은 의를 지켜내려는 조선의 편에서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연기로는 각자의 배우들이 그 캐릭터를 유연하게 소화하여 꽤나 진중하고 무거운 <한산>의 흐름에 잘 올라탔다고 생각이 든다.

 


 

절제와 견고함으로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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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한산>은 <명량>의 단점에 대한 피드백으로 만들어진 뛰어난 수준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정말 뜨거운 이름인 '이순신'을 필두로 승리해낸 '한산'에서의 전투를 신파없이 하나의 작품 안에 꾹 눌러담아 절제되고 견고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그리고 그것을 적절한 타이밍에 터뜨려 보는 이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영화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의'를 기억해야 한다. 승리한 전투의 영화 속에서 그 기쁨만을 느낄 것이 아니라 과거가 말해주는 어떠한 메시지를 듣고 새로이 해석하여 현재의 승리의 발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3.5 / 5

 

'그 사이트'에서 업어온 리뷰 기록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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