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였던 로물루스를 관람했습니다. 확장비도 있고, 어두운 화면, 사운드도 중요해서 아맥 강추 드립니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 때문에 돌비도 궁금하네요.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충분히 재밌게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3이나 커버넌트 처음 봤을 때 보다 인상이 좋았어요. 여러모로 재작년인가 개봉했던 프레이가 떠올랐네요.
감독이 확실하게 이 시리즈의 팬이라고 느껴지는 게 좋았습니다. 1~4편은 물론이고, 프로메테우스, 커버넌트가 생각나는 장면들도 있었고. 몇 몇 에선 아이솔레이션 같은 게임 느낌도 나더군요.
프로메테우스나 커버넌트 처럼 신화를 차용한 대사, 전개나 상징 같은 것들이 없어져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 처럼 그 부분을 좋아했던 사람에겐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요.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전작인 이블데드와, 커버넌트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고어 연출을 기대했었는데요.
생각보다 평이한 수준입니다. 몇 번 나오긴 하지만 각도 때문에 안 보인다던지 최대한 묘사를 자제한 느낌이었어요.
공포 연출에서도 점프 스케어를 최대한 자제하고 분위기나 예정 된 공격, 죽음 등으로 긴장감을 조성해서 놀랐던 건 한두 번 뿐이었습니다.
여기까진 평이 하거나 아쉬웠던 부분이고, 아래 부턴 정말 좋았던 부분 몇 개 인데요.
프로메테우스의 검은 액체 설정을 적극 활용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단순 무기화가 목적이었던
웨이랜드 유타니 사의 동기를 비튼 건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설정의 비틈으로 인해, 최 후반부엔 4편의 뉴 본 같은 하이브리트 개체가 나오는 것도 좋았어요.
이미 에이리언의 기원도 밝혀졌고, 여러 편에 걸쳐 제노모프가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런 새로운 시도가 반가웠습니다.
주 조연 인물들의 캐스팅, 연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주연인 케일리 스패니가 인상적이었는데요.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선 영화가 너무 구려서 잘 보이지 않던 매력이
이번 영화에서 터진 느낌이었습니다. 리플리 처럼 좀 더 굴렀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ㅎ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로 가면서 1편보다 과거의 이야기 인데도 엄청난 수준의 과학력 묘사 차이가 나서 팬들 사이에선 소소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1편의 기체는 퇴역한 화물선이고, 이번은 이주용 새 기체라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등등의 해명이 있었지만
7~80년 대의 카세트 퓨처리즘 느낌을 좋아했던 저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로물루스에서는 원작의 그 느낌으로 돌아왔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나 구시대 컴퓨터가 그대로 발전한 것 같은 미술 덕에 보는 내내 그거 구경하는 재미도 참 솔솔 했네요.
몇 번 더 보다보면 이 영화에 대한 확실한 평이 내려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너무 좋은 부분과
아쉬운 건지 별로인 건지 아리송한 부분들이 뒤섞여 애매한 상태네요. 빨리 후속편 소식이 들렸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