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 봤는데 <희생>은 꽤나 인상적이고 흥미롭게 봤습니다
하도 잠오는 영화라고 말을 많이 들어서 전날에 잠도 충분히 자고 카페인도 많이 섭취했지만 결국 살짝은 졸았습니다. 과장보태서 단순 재미로만 따지면 영화 전에 나오는 광고가 더 재밌다고 할 정도랄까...
수많은 롱테이크와 롱 쇼트, 정적이 흐르는 고요함의 연속, 느릿느릿한 전개, 심오하고 철학적인 대사들과 분위기, 어두컴컴한 배경, 좀처럼 몰입하기 힘든 캐릭터와 서사 등 때문에 오히려 보다가 안조는게 더 힘들겠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희생이라는 키워드와 감독의 유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화가 무엇을 주제로 담는지, 감독이 어떤 태도를 지니고 무슨 메세지를 보여주고 싶은 지 확 와닿더라구요. 내용 자체는 막 빙빙돌려서 말하거나 그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종교적 색채도 많이 띄고 은유와 상징도 다수 존재해서 난해한 감이 살짝 있지만 종말론적 요소와 시공간을 초월한 연출적 감각이 빚어낸 강렬한 이미지와 관객들을 압도하는 연출이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몇몇 장면들에서 소름이 돋아서 이게 시네마네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구요
제 좁은 영화적 식견으로는 1회차 감상만으로 이 영화를 100% 흡수하기는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고 어떻게보면 대담하고 창의적인 영화적 예술을 체험한듯한 느낌이 들었네요. 영화는 기대보다 훨씬 좋았고 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해설 같은거 따로 안보고 혼자 영화에 대하여 좀 곰씹어보다가 내려가기 전에 한번 더 봐야겠습니다. 영화관에서 봐서 더 집중도 잘되고 좋았네요
그런데 저 또한 미술, 미학 지식이 없어서 Tarkovsky 영화는 봐도 이해를 못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Tarkovsky 작품 중에서 The Mirror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