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2200059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배우 조이 킹의 최근 행보에 관심을 갖고 응원하는 1인입니다.

그런 이유로 넷플릭스 신작영화 [어글리]를 추석연휴의 새벽에 봤네요.

 

영화는 한때 크게 흥했던 YA 계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다루는 SF 작품입니다.

그런데 설정이나 주제 자체가 미묘하게 뒤틀려 기괴해요...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 직후 생존한 인간들은 격리된 지역에서 살아갑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면 '러스티'라 칭하는 과거 인간들의 잘못과

앞으로 나이가 차면 자신들이 살아가게 될 화려한 도시에 대해서 주입식 교육을 받아요.

 

모든 아이들은 일정 나이가 차서 졸업하게 되면 전신성형을 통해 자신의 이상형인 '프리티'가 되어

성인 사회인 메인시티에서 살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그런 시스템을 거부하는 격리지역 바깥의 적들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돌지요.

데이비드란 지도자가 이끄는 이들은 성형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자연친화적.. 쿨럭


대충 뭐 하자는 설정인지는 알겠는데 말로 풀어내려니 제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영화는 정치적 올바름에서 출발하는 각종 '깨어있음'을 온통 범벅한 우화적 세상을 그립니다.

성형수술, 자연(환경)파괴, 통제된 미디어, 몰개성화 등등을 절대악으로 상정하고

그런 것들이 범벅된 디스토피아를 그려냅니다. (그 사회에 적응한 존재를 소리내어 '프리티'라고 불러요..)

 

아.. 벡델 테스트도 잊으면 곤란하죠. 조이 킹이 연기한 주인공도, 

그녀의 모험을 시작하게 하는 가장 가까운 존재도,

(어쨌든) 디스토피아인 도시를 지배하는 거대 악도,

그 악과 대척점에서 궁극적 해결책을 만들어낸 인물도 전부 여성입니다.

당연히 중요한 대화 대부분은 여성들 사이에서 일어나요.

물론 YA 쟝르 답게 헤테로섹슈얼의 로맨스도 있고 3각? 4각? 관계 같은 것도 있는데

확연히 분량이 적고 대충 찍고 넘어가는 의무방어전 느낌이 강하고요.

 

한 줄로 쓰자면 이 영화는

정치적 올바름을 방금 겉핥기 해본 중2 청소년의 백일몽 같은 겁니다.

 

 

뭐.. 다 좋습니다. 각각 개별로 보자면 결코 나쁜 소재나 주제들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걸 온통 짬뽕해버리고선 교통정리를 하지 않은 채 마구 던져요

고민은 없고 닥치는대로 나열하며 풀어내니 설득력은 0에 수렴합니다.

 

대사들은 구리고 CG는 순간순간 조악해지고 과학적 설정들도 얄팍합니다.

이 와중에 뜬금없는 [매트릭스] 오마쥬가 등장하는데...

조이킹의 여주가 네오이자 메시아라는 걸까요?

 

 

참으로 오랜만에 전에 보지 못한 기괴함을 지닌 작품이었어요.

이 정도로 막 가니까 나름의 헛헛한 재미가 있긴 하네요.

 

+

 

제목 '어글리'는 성인이 되어 완벽한 성형을 거쳐 주류사회에 편입한 '프리티'의 

반대말처럼 각성 전 주인공이 스스로를 향해 느끼는 감정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성인이 되어 전신성형 하기 전 캐릭터들은 '어글리'여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배우들을 나름 꾀죄죄하게 꾸며놓기는 하고

대비를 위해 '프리티'들은 필터라도 덧 씌운 듯, 바비와 켄의 외모로 묘사해요.

그리고 보통의 관객은... 네, 솔직히 다들 한 미모 하는 배우들이니

'어글리' 캐릭터들을 보며 '예쁘네... 멋지네...'란 생각하며 자괴감에 빠집니다. 

 

이게 맞나? 어쨌든 전하려는 주제를 영화 스스로가 정면으로 걷어차는 느낌입니다.

 

 


클랜시

글쓰고 영화보는 인생지향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87892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803854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file admin 2022.08.18 1136194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39469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517633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599001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5] file 카시모프 2024.10.17 33700 14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51918 26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3] update 아맞다 2024.10.18 35356 31
불판 10월 18일 금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24] 은은 2024.10.17 58961 55
이벤트 <어프렌티스> 예매권 이벤트 [130] updatefile 지앤이 파트너 2024.10.14 73409 93
영화잡담 3주차에도 계속되는 <조커2> 폭락 행진 [4] new
02:40 314 1
영화잡담 블룸하우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영화화 작업 중 [1] new
02:28 114 1
후기/리뷰 (약스포) 트위스터스 4DX 후기 - 예전 관람 new
02:18 61 0
영화잡담 구룡성채... 낭만이 있네요. new
01:13 194 0
영화잡담 스마일2 보기전에 스마일1을 귀찮아서 볼까말까하다가 봤는데 재밌네요 [1] new
01:04 206 0
영화잡담 한국 극장영화의 멸망에 베팅할 것인가. new
00:37 590 4
10월 20일 박스오피스 [4] newfile
image
00:01 832 10
후기/리뷰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23:54 158 0
후기/리뷰 할머니가 죽기전 백만장다 되는법(안봤으면 어쩔뻔 했을까? 스포) [5] new
23:33 291 2
후기/리뷰 '블루 자이언트' 남돌비 보다가 눈물흘렸습니다 [5] newfile
image
23:17 589 4
영화잡담 이동진 평론가'보통의 가족'한줄평 newfile
image
23:13 921 6
영화관잡담 센텀은 언제쯤 정보가 나올지 모르겠네요. [4] new
KG
22:34 469 4
영화잡담 김대명 데이즈드(DAZED) 화보 newfile
image
22:31 311 2
영화잡담 노상현 마리끌레르(Marie Claire) 화보 [2] newfile
image
22:26 347 5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바삭팝콘 후기 [9] newfile
image
22:10 1013 9
영화잡담 야구 중계예몌도 엄청나네요 ㅋ [4] newfile
image
21:44 718 2
아이브 무인 1열에서 보고왔습니다(+동영상 추가) [13] newfile
image
21:42 1097 12
후기/리뷰 어머님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간단 평 new
21:39 586 9
영화관잡담 CGV에서 뿌린 <베테랑2> 무료 쿠폰이요 [10] new
21:24 1469 3
영화잡담 (착각했습니다😑) 울아맥 리뉴얼로 재개봉한 노 웨이 홈이 펀 버전이었군요 [2] new
21:21 475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29